제조공정이 단순하면서도 성능은 뛰어난 비메모리 반도체 소자(트랜지스터)를 만들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 원천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1천억달러에 이르는 세계 비메모리반도체 산업에서 한국업체들의 입지가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나노전자소자팀은 18일 신물질과 저온공정을 도입해 기존 트랜지스터보다 뛰어난 성능을 낼 수 있는 '쇼트키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지금의 반도체 소자는 인이나 붕소와 같은 불순물을 이온형태로 주입해 전극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또 섭씨 1천도를 웃도는 열처리 공정을 거쳐야 되고 이로인한 성능저하를 막기 위해 복잡한 공정이 추가돼 트랜지스터의 집적도를 향상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저항이 낮은 금속인 '실리사이드'를 트랜지스터의 전극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이에따라 트랜지스터의 생산공정이 단순해져 기존 방식보다 생산비를 20% 절감하고도 생산기간은 30%나 줄일 수 있다. 열처리 온도도 절반 수준으로 낮아져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재료를 트랜지스터 소재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 기술은 기존의 생산장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신규투자를 최소화하면서 양산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이닉스반도체가 이 기술의 상용화를 검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TRI는 이 트랜지스터로 반도체칩을 만들었을 경우의 작동구조와 성능을 설계단계에서부터 예측할 수 있는 '소자 시뮬레이션 툴'을 함께 개발해 이르면 2년 내에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나노전자소자팀은 이와 관련,국제적인 전문학술지에 5편의 논문을 게재했으며 9건의 국제특허를 출원했다. 이성재 책임연구원은 "비메모리시장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업체들에 획기적인 기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