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쌍용 '뉴체어맨'..소음없는 조용한 주행 해외名車 부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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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가 지난 97년 내놓았던 체어맨은 한마디로 스타일이 좋은 차였다.
벤츠의 엔진기술을 받은 덕분에 성능도 나무랄 데 없었지만 외관과 디자인 역시 해외 명차들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었다.
체어맨은 그 덕분에 기업브랜드 인지도나 마케팅 능력에 있어 절대 우세에 있던 현대자동차의 에쿠스와 대등한 경쟁을 벌일 수 있었다.
이번에 새로 나온 뉴체어맨은 지난 2년동안 총 1천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됐다고 한다.
'풀 모델 변경'이 아닌 것 치고는 꽤 돈이 들었다.
에쿠스 오피러스 등의 국산 대형 세단뿐만 아니라 지난 2년 사이 고급차 시장을 싹쓸이하고 있는 수입차들을 많이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뉴체어맨의 스타일은 전 모델과 비교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이 기자의 솔직한 느낌이다.
앞모습은 유려하고 중후하지만 뒷모습은 어딘가 뭉뚝하지 않으냐는 생각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내외장을 완전히 바꾸고 첨단 신기술 사양을 대폭 적용하면서 유럽풍의 현대적 이미지를 구현하고 있기 때문에 그 정도 흠은 묻힐 것으로 본다.
운전대에 앉아 키를 돌리면 시동 걸리는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
액셀을 세게 밟아도 좀처럼 소리가 높아지지 않는다.
진동 역시 마찬가지다.
다중 흡차음재와 원드실드 글라스 등을 보강해 실내 정숙성을 극대화하려 한 것 같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백km를 넘겨도 차체 진동을 감쇄력 가변 제어로 흡수하는 '전자제어 서스펜션' 시스템이 작동해 노면의 마찰력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뉴체어맨의 직렬 6기통 실키식스 엔진은 2백20마력으로 동급 최고이며 중·저속에도 최대의 토크를 발휘하는 엔진으로서 경제성이 뛰어나다고 회사측은 설명하고 있다.
뉴체어맨은 이번에 6년만의 모델 변경이어서 그런지 고급 편의사양을 적용하는 데 상당히 신경을 썼다.
첨단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히팅 및 마사지 기능이 내장된 시트와 공기청정기,프라이버시 글라스와 이동식 발걸이 등이 품격을 높여주고 있다.
후진할 때 운전석 거울과 양쪽 사이드 거울이 일제히 자동으로 기울어지면서 후방을 비춰주는 시스템도 인상적이다.
뉴체어맨은 일단 체어맨의 '성공한 이미지'를 안정적으로 이어받는 데 성공해 오는 2005년께 GM대우의 새로운 고급 세단이 나오기 전까지는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