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법의 한 과장이 사이버 공간에서 무료 법률상담을 해주고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전지법 정승열 민사과장(52)은 2000년 9월,당시 초등학교 6학년생이던 아들로부터 홈페이지 제작기술을 배워 '정승열의 보물창고(apollo.netian.com)'라는 사이트를 만들고 무료 법률상담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의 축하 및 격려성 글들로 채워지던 이 사이트의 '질문과 답변'코너에 첫 상담글이 오른 것은 석달 후. "전세계약이 만료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집주인은 전세금을 빼주지 않고 있다"며 대응책을 묻는 글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1천4백여건의 법률 상담이 이뤄졌다. 최근에는 하루 5∼6건의 도움을 요청하는 글이 게재되고 있다. 정 과장은 밀려드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24시간 내'에 해주기 위해 퇴근 후 밤늦게까지 법전 등 관련 자료와 씨름하고 있다. 법원조직 안에서 임대차분야 전문가로 알려진 그는 종종 판사들에게 자문도 해주고 있다. 정 과장은 "요즘 한창 논의되고 있는 '사법개혁'은 국민 모두가 손쉽게 법률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에게 법률적 도움을 주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