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마늘은 경북 의성 지역의 대표 농산물이다. 마늘쪽이 단단하고 저장성도 뛰어난데다 향과 맛 등 5미(味)까지 풍부해 음식맛을 살려주는 명품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의성 마늘은 추운 지역에서 자라는 한지형 마늘의 대표격으로 꼽힌다. 4백70여년 전부터 재배되기 시작했다. 국내 마늘시장 점유율은 3.5%로 6번째.그렇지만 워낙 품질이 좋아 다른 마늘 2배 이상의 값에도 날개 돋친듯 팔리고 있다. 수확기가 다소 늦어 빨라야 7월쯤에나 유통되지만 훨씬 이전부터 가짜 의성마늘이 전국에 나돌 정도로 인기다. 의성군 농업기술센터 하현태 과장은 "의성 지역은 일조량이 많고 밤낮의 온도차가 큰 특이한 기후를 갖고 있고 토양도 화산암토 위주여서 마늘이 자라는데 좋은 성분이 많다"며 "이런 조건들이 향과 약리작용이 뛰어난 품질을 만드는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최근 의성 마늘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산비가 10%에도 못 미치는 중국산과 수확량이 많은 난지형 마늘의 '덤핑 공세'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의성군과 재배 농가들도 돌파구를 찾기 위한 노력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의성군은 전국 주요백화점에서 '의성마늘 알리기 행사'를 여는 등 고급유통망을 대상으로 수요개척에 나섰다. 재배 농가들이 채산성을 확보하려면 생산 방법을 개선하고 고부가치 가공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제품 개발ㆍ시판을 지원하고 있다. 농가에선 유황밭마늘 마늘장아찌 마늘고추장 등의 상품을 만들어 홈페이지에서 직거래하고 있다. 마늘통닭, 마늘잼으로 만든 샌드위치, 마늘빵 등 새로운 먹거리도 보급하고 있다. '의성마늘목장'이란 지역축산물 공동 브랜드도 육성하고 있다. 의성마늘 부산물을 섞은 사료를 소 돼지 닭에 먹여 불포화 지방산 함량이 높고 클레스테롤 수치는 낮으면서 씹는 맛이 좋은 고기를 생산하고 있다. '구워 먹는 토종 의성마늘'도 개발해 판매를 시작했다. 마늘을 아궁이에서 구워먹던 전통을 살려 마늘 통째로 전자레인지에 구워 먹게 만든 제품으로 생마늘 냄새는 없으면서 구수한게 특징이다. 의성마늘을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만드는 일은 의성군 농업기술센터가 맡고 있다. 정해걸 의성 군수는 "막연히 의성 마늘 효능이 좋으니까 아껴 달라고 할 게 아니라 생산방법을 현대화하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비법을 찾아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의성=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