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청와대에서 열린 통일외교안보관계장관 회의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이라크 추가파병에 관한 방안을 두 가지로 압축해 보고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함에 따라 이 방안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느 정도 구체화된 이 방안들을 가지고 오는 17∼18일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미국측과 협의하는 한편 국회조사단의 조사결과(18∼26일), 노 대통령과 4당 대표 회동결과 등을 종합해 최종안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언급한 두가지 안은 의무.공병 등 `기능부대'를 중심으로 한 기존 방안과 특정지역 치안을 책임지는 `지역책임형' 방안으로 현재까지 두 방안 모두 3천명선을 크게 넘어서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의무.공병 등 기능부대를 중심으로 한 3천명 규모의 파병안은 노 대통령이 꾸준히 견지해 오고 있는 안으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열린우리당, 일부 시민사회단체의 주장과도 일맥상통한다. 이 방안은 치안임무를 주로 맡을 경우 파병 한국군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우려속에서 이라크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동시에 파병을 요청한 미국의 입장도 고려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정부내에서는 이른바 비전투부대 위주에 무게가 실리는 기류가 감지됐으나 안보관계장관 회의를 기점으로 `지역책임형' 방안이 급속히 부상, 두 안을 놓고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책임형'은 한 지역 전체에 대한 치안에서부터 의료.공병 등의 임무를 책임지는 독자적 성격의 부대로 동티모르에 파병됐던 상록수 부대가 이에 해당한다. 이와 관련 차영구(육군중장) 국방부 정책실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내 `지역책임형'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은 과거 어느 한쪽에 치우친 것으로부터 `지역책임형'의 필요성에 대한 이해가 커졌다는 의미"라며 "어떤 방안을 선택할지에대한 정부의 결정은 아직 없으며 두가지를 병행, 논의해가며 의견을 좁혀나가자는 것이 정부입장"이라고 밝혔다. 차 실장은 또 "기능부대 중심이든 `지역책임형'이든 보병 요소가 포함되지 않는 것은 아니며, 치안유지 위주냐 기능부대 위주냐에 대한 `병력구성의 무게중심'의 문제"라며 "병력규모가 4∼5천명이라거나 특전사를 파병한다거나 하는 것은 잘못된 보도"라고 말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특정지역을 책임지는 `지역책임형'이 바람직하며 정부내에서도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던 차 실장은 이날 "완전히 옮겨온 것은 아니며 두가지 안의 장단점을 따져보면서 국내여론, 현지 필요성, 미국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가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능부대 파병의 단점과 `지역책임형'의 장점을 언급했었던 차 실장은 이날은 "기능적 접근은 부대규모 부담이 적고 이라크 국민에게 더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지역책임형'은 규모가 부담되고 임무가 큰 만큼 책임도 커진다는 단점이 있다"며 두 방안의 장단점을 균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역설했다. 그러나 15일부터 서울에서 잇따라 열리는 한미군사위원회(MCM)와 SCM에서 두 방안을 놓고 미측과 협의해야 하는 만큼 국방부도 그 전까지 이 두 안을 놓고 심도있게 검토하는 등 협상테이블에 올릴 우리측 입장이 조만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물밑에서 여러 안을 검토해오던 국방부가 이르면 다음달 초께 정부차원의 추가파병 성격과 지역이 결정되면 구체적인 파병부대 선정작업 등 파병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