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4 10:11
수정2006.04.04 10:14
통일시대에 대비한다며 6공 시절 추진된 통일동산 조성사업이 12년여만에 부지조성을 마무리, 내년부터 개발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국토지공사 파주사업단은 1991년 3월 착공 이후 12년8개월만인 올해말 부지조성 공사를 끝낼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통일동산은 토지공사가 2천918억원을 들여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법흥리일대 자유로변 168만평에 조성하는 대규모 통일 관련 사업. 지역균형개발 및 지방중소기업육성에 관한 특별법까지 만들어가며 의욕적으로추진되던 이 사업은 그러나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부 지원이 완전히 끊기고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까지 겹치면서 지금까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 때문에 당초 1995년말로 예정됐던 완공 기한이 세 차례나 연기됐다.
토지 매각도 부진해 지난해 7월말 전체 매각 대상 토지 103만9천여평 가운데 절반이 조금 넘는 60여만평이 매각되는데 그쳤다.
이 여파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세우기로 한 만남의 광장은 축구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로 바뀌었고 청소년 체육시설 부지는 망향의 촌으로, 민속촌 부지 일부는예술인 마을로 각각 변경됐다.
지금까지 들어선 시설이라고 해봐야 오두산 통일전망대와 이주단지, 공원묘지,주차장 시설 일부, 헤이리 아트밸리에 불과하고 지난해에는 잇따라 숙박시설이 들어서 '러브호텔촌'으로 변질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토지 매각이 활발해지면서 "과연 팔리겠느냐"고 걱정하던 민속촌과 휴식시설 부지 22만6천700여평이 올들어 민간 기업에 잇따라 팔려나갔다.
10월말 현재 토지 매각률은 95%. 토지공사 파주사업단 박병헌 개발과장은 "연수시설, 공공시설, 중학교, 통일관련 시설 등 15개 필지 4만7천여평이 남아 있으나 내년부터 토지 소유주들의 개발이시작되면 곧 팔려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발 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경기도가 태권도공원 조성을 위해 2002년 1월 매입한 관광휴양 및 연수시설 7만5천여평에는 정주형(定住型) 파주 영어마을 건립 계획이 확정됐다.
경기도 영어문화원은 내년 8월 1천95억원을 들여 건립 공사에 착공, 2005년말완공할 계획이다.
이 곳에는 교육 연수시설과 문화.스포츠 시설, 기능별.직업별 시뮬레이션 체험학습장, 캠퍼스와 캠퍼스타운, 관광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으로 현재 설계공모가 진행 중이다.
또 민속촌과 휴식시설에는 민간 기업들이 대규모 위락시설과 세계적인 전시 공간으로 개발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하는 중으로 이르면 내년초에는 밑그림이 그려질전망이다.
박 과장은 "영어마을 조성을 시작으로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개발이 진행돼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토지공사내에서 "수도권 사업 중 유일한 실패작"이라는 자탄이 나올 정도로 1천억원이 훨씬 넘는 적자 사업으로 매듭지어질 통일동산 조성 사업은 일관성없는 정부의 개발 정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김정섭 기자 kim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