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외국인에 의한 적대적 기업 인수ㆍ합병(M&A) 경계령이 내려졌다. 10일 증시에서 STX(옛 쌍용중공업)는 외국인에 의한 M&A 가능성이 제기되며 장중 상한가까지 올랐다. 대우인터내셔부산은행 대한통운 등이 '제2의 SK'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증권거래소는 상장사중 국내 최대주주 지분율이 외국인보다 낮은 기업이 7일 현재 전체 상장사의 10%에 달하는 44개사에 이른다고 밝혔다. 작년 말보다 46.67%(14개사)나 늘어난 것이다. 거래소측은 외국인이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우량 기업 주식을 집중 매집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이와 관련,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비중이 급증하면서 경영권 위협 등 부작용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국내 우량 기업들이 외국인에 의해 M&A 될 경우 심각한 국부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STX가 외국인 M&A 대상 '0순위'로 거론돼 사태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선박용 엔진 등을 생산하는 이 회사의 대주주 지분이 10%에 불과한 반면 외국인 지분은 최근 18%대로 급증했다. 지난달 13일 이 회사의 지분율은 3.79%에 불과했다. 대우인터내셔널 대우조선 등 워크아웃 졸업을 앞두고 주인 찾기에 나선 우량 기업에도 외국인 매수세력이 몰리고 있다. 지난 9월 중순 1%에 불과했던 대우인터내셔널의 외국인 지분은 이날 현재 12%대에 육박했다. 부산은행 현대자동차 등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기업들도 M&A 타깃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대주주들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을 늘리거나 국내 기관들이 국내 기업의 경영권 방어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