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월가와 파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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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파병 부대의 성격을 놓고 한·미간에 시각차가 있는 듯하다.
월가에서 활동하는 한국 금융인들은 혹시나 미국 정부의 심기가 나빠지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이다.
"기왕 파병키로 한 만큼 미국이 원하는 전투병을 빨리 보내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모 금융회사 뉴욕 소장은 노무현 정부가 집권하기 전후인 지난 2월에 빚어졌던 한·미간의 갈등으로 고생했던 적을 떠올리며 전투병 파병론을 주장했다.
반미시위,노무현 정부에 대한 의구심 등으로 당시 한국정부가 발행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가산금리는 1백90∼2백bp(1bp=0.01%)까지 뛰었다.
그는 한국 투자에 대한 위험도가 당시처럼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격이다.
그만큼 뉴욕 경제인들은 한·미 관계에 신경을 쓰고 있다.
그들을 탓할 수는 없지만 다행스럽게 이번 파병 논의 과정에서 빚어지고 있는 시각차는 한국 경제 자체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것같다.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안정을 되찾은 외평채 가산금리는 최근 58bp 전후에서 거의 변동이 없다.
지난 2월의 3분의 1 수준에서 움직임이 없다.
"파병 결정 자체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미국에는 동맹국으로서의 성의를 보였다.
터키가 파병계획을 철회할 정도로 파병 여건이 나쁘지 않은가.
전투병을 보낼 지,비전투병을 보낼 지는 큰 문제가 안된다."
한국 투자를 많이 하는 한 외국인의 이같은 시각이 파병 논의 과정에서 가산금리가 별 영향을 받지 않는 이유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실제 외국인들은 지난 5월께부터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렸고 파병 갈등에 동요하는 기색이 없다.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그렇다.
한·미 관계는 한국 경제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파병 변수는 현재로선 무시해도 됨직한 느낌이다.
그런데도 한국 금융인들은 걱정을 털어버리지 못한다.
파병 논의가 어떤 식으로 매듭지어지든 그의 걱정이 기우로 끝나길 기대해본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