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인사정책의 기본 원칙 .. 金槿培 <몬덱스코리아 회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인사는 만사'라고 인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요즘 '인사는 참사'라고 할 만큼 사회 각 부문에서 인사정책의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정부는 정부대로 '코드'에 의한 인사정책이 비판을 받고 있고, 국회는 '연령'과 '분당'에 따른 인사개혁 내지는 개편으로 시끄럽다.
산업계나 금융계는 '명예퇴직'을 강요하면서 사회불안을 더해주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이콴유원로 총리의 아들이 대권을 승계한다고 발표했지만 별 문제가 없는 듯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의 수정교회에서는 슐러 목사 아들이 대를 이어가고 있지만 우리나라 교계에서 일어나는 그런 잡음은 없다.
그러면 우리나라 인사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흔히 인사정책의 기본원칙이 없거나 지켜지지 않는데서 오는 현상으로 지적하고 있다.
또한 지연 학연 종교 사상 등으로 인해서 인사편중이나 정실인사의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한다.
맞는 말이다.
인사는 공정해야 하며 치우침이 있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미국이나 다른 경제 선진국에서도 학연에 의한 인사나 지연에 의한 인사청탁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우리와 다른 점은 인적자원의 선발보다는 조직의 목표달성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느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즉 성과로서 인사의 잘잘못이 평가되고 있다는 말이다.
인사의 기본목표는 좋은 사람, 즉 인적자원을 발굴해 육성하고 적재적소에 활용함으로써 조직의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인적자원의 발굴 또는 채용이나 승진에 대한 원칙을 너무 강조하는 반면 조직의 목표달성에 필요한 인적자원의 육성이나 활용면에서의 관심이나 노력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21세기 경제목표는 지식기반산업을 토대로 하는 성장과 발전에 있다.
지식기반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제일 중요한 것이 사람이다.
그래서 우리는 인사정책의 기본원칙을 새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21세기 인적자원관리의 기본원칙은 방향설정(Alignment) 실행(Engagement) 그리고 평가(Measurement)에 있다.
첫째로 조직의 목표에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고 같은 방향으로 정렬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2002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렀던 것도 온 국민, 조직, 단체가 한 목표를 위해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었던 데 있다.
조직의 구성원이 목표에 동감하고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정이 Alignment이며 이것이 조직을 움직이는 근본적인 힘이 된다.
방향설정이 잘 돼있는 조직은 이론적으로는 정당이나 일류 기업이다.
요즈음 시민단체나 NGO의 활동이 두드러지는 이유도 하나의 목표를 위해 같은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실행으로 모든 조직의 구성원이 목표달성을 위한 각자의 과업을 수행해야 한다.
각자가 맡은 일을 소홀히 한다면 아무리 좋은 목표가 설정됐더라도 그것이 달성될 리가 없다.
여기서 과업은 그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어야 하며 과업의 설정과 실천은 항상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
셋째는 평가이다.
목표달성을 위한 각 개개인이 어떤 성과를 올렸는지 그에 따른 상벌이 분명하게 이뤄져야 한다.
우리나라의 문화는 평가에 너무 관대하거나 인색하다.
즉 객관적이거나 이성적인 평가를 하기 힘든 문화임에는 틀림없다.
그렇기 때문에 목표설정과 과업이 분명히 세워져야 객관적인 평가가 쉽게 이뤄질 수 있다.
위와 같은 세가지 원칙은 새로울 것도 없다.문제는 이런 원칙이 우리사회에서 잘 지켜지지않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크게는 국가의 비전, 특히 국가경제의 목표가 어떻게 설정돼 있는지 국민들은 혼동하고 있다.경제목표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업은 투자나 영업활동의 목표를 정하기가 힘들다.목표가 불분명하니 각자 맡은 과업의 성과가 오를 리 만무하다.그래서 경제는 침체되고 사회전반이 불안감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러한 현상 모두 인사정책의 부재나 오류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라도 인사는 만사라는 진리를 다시 깨달아야 한다.
그래서 인사원칙을 지키는 정부 국회 사법부, 그리고 산업과 기업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우리나라의 희망이 다시 살아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