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맡겨주세요" ‥ 증권사 일임형 랩 어카운트 히트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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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가 개인 투자자의 자금을 책임지고 맡아 운용하는 일임형 랩어카운트(자산운용관리 서비스)가 인기다.
삼성 LG 대우 동원 미래에셋 등 5개 증권사가 지난달 22일 상품을 선보인지 채 3주일 안돼 가입금액이 1천억원대를 훌쩍 넘었다.
수익률도 좋다.
지난달 22일 개설된 대우증권의 '추세형 A' 상품은 지난 6일까지 16일간의 수익률이 7%를 웃돌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1.8%)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증권사 일임형 랩 운용담당자들은 "투자자금을 맡기지만 투자자가 주식거래 내용과 성과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투명성에다 안정된 수익을 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입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증권사별로 하루 평균 가입자가 10~20명에 이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 지수를 웃도는 수익률
대우증권은 상품 개설 16일간의 성적표에 스스로도 놀라는 분위기다.
유형별로 대부분의 상품이 종합주가지수를 웃돌고 있고 일부 상품은 지수 상승률의 4배에 달하는 중간 수익률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테마종목과 특징적 시황에 맞춰 투자하는 '추세형 A' 상품은 한 달이 채 안된 시점에서 투자수익률이 이미 7.5%에 달하고 있다.
주식과 선물에 투자하는 안정형 상품은 6%,'추세형 B'와 '리서치형'은 각각 4.9%씩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투자에 들어간지 얼마되지 않았는 데도 대부분 수익률이 지수 상승률보다 높아 고객들이 수익률에 대해 잘못된 '환상'을 가질까봐 오히려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우증권 이기헌 자산운용팀장은 "최근 들어 가입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하루에 10∼20명이 새로 가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중 80%가량은 은행 고객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이 팀장은 설명했다.
◆ 상품 종류
5개 증권사들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삼성랩'은 직접투자형과 간접투자형으로 나뉜다.
이를 다시 고객 성향에 따라 △절대수익 추구 △공격형 △가치투자 등 6가지로 분류, 자금을 굴리고 있다.
대우증권의 '마스터랩'은 고객 성향에 따라 △리서치 △맞춤 △인덱스 △안정형 등 6가지 상품이 있다.
현재까지 수익률이 높게 나오고 있는 추세형은 증시상황에 따라 신축적으로 대응하도록 구성된 상품이다.
LG투자증권의 'WM랩'은 애널리스트가 선정한 주식 5∼6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코어플러스 등 4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트루 프렌드랩'이라는 상품을 내놓은 동원증권은 위험회피, 안정선호, 수익추구형 등이 있으며 미래에셋의 '맵스랩'은 이자소득형 자산배분형 등 5가지가 있다.
최저 가입한도는 대우가 1천만원으로 가장 낮고 삼성과 LG는 3천만원, 동원과 미래에셋은 5천만원으로 각각 책정돼 있다.
증권사들은 대부분 예탁자산의 3%(연간) 내외를 운용 수수료로 받는다.
이 서비스를 받으려면 투자자는 먼저 증권사 지점에서 자산관리 전문가와 상담을 한 뒤 투자일임 계약을 맺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고객의 투자 성향 및 목적, 재무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투자 포트폴리오가 짜여진다.
이 내용에 따라 증권사가 책임지고 자금을 운용하게 된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수익증권 가입 때와는 달리 언제든지 인터넷을 통해 투자 종목을 확인하고 자신의 의견을 반영할 수도 있다.
◆ 상품선택 유의사항
먼저 자신의 투자성향과 투자자금의 성격에 맞춰 어느 정도까지 손실을 감수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그런 다음 기대 수익을 정해 증권사 운용담당자에게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의 성격에 맞는 투자 상품을 구성할 수 있다.
상품 특성상 증권사와 운용 담당자가 믿을 만한가를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까지의 일임형 랩의 운용 성과와 운용 담당자의 과거 경력 등도 체크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해당 증권사의 리서치 능력도 중요한 체크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이 팀장은 "인력 리서치 등과 함께 고객 자산을 충실하게 운용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시스템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