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다니면서 제대로 공부했는가,아니면 경영대학원에서 잘 못 가르친 것인가." 미국 대통령 중 유일하게 경영학석사(MBA)를 딴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전후 처리로 곤경에 빠지자 이 문제가 모교인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물론 미국 유수 경영대학원의 케이스 스터디 대상에 올랐다고 비즈니스위크 최신호가 전했다. 부시의 이라크 전후 처리 문제가 실패한 위기관리의 전형적인 케이스로 MBA 과정에서 다뤄질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미 MBA 교수들은 이라크 전쟁이 끝난 후 미군 사망자가 급증하는 등 부시 행정부가 전후 처리를 제대로 못한 것이 MBA 과정에 있는 미래의 경영자들에게 무엇을 시사하는지를 나름대로 따져보고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데이비드 요피 교수는 "부시 대통령이 졸업생이기 때문인지 그가 1973~75년 이곳에서 무엇을 배웠고 무엇을 빠트렸는지에 관해 자연스럽게 얘기가 오가고 있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이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다닐 때 그를 가르쳤던 하워드 라이파 명예교수는 "부시 대통령이 재충전을 위해 다시 배우러 온다면 독단적인 결정의 오류와 집단적인 결정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입시키겠다"고 지적했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의 저스틴 울퍼스 교수는 "협상 시간에 제일 먼저 가르치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윈-윈 전략을 찾는 것"이라며 "부시 행정부가 전쟁 전 유엔을 대한 것을 보면 그런 창의적인 협상 흔적은 전혀 없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경제자문위원을 지낸 로라 타이슨 런던비즈니스스쿨 학장은 "잘못됐을 경우의 시나리오 조차 없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시카고 경영대학원의 에드워드 시나이더 학장은 "내게 들려온 플랜 B(대안)라는 것은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전쟁 승리를 선언한 이후의 일은 이라크 사람들에게 맡기는 것이었다"며 "그런 것을 대안이라고 가르치는 경영대학원 교수는 없다"고 비꼬았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