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무성은 3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성장세가 일본을 크게 앞지르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처럼 달러에 대해 엔화 가치가 높은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익명의 소식통은 일본은행이 이날 런던 외환시장에서 은밀하게 달러를 매입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일본의 이같은 환시장 개입이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이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환율조작 문제를 언급하기 몇시간 전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일본 재무성의 와타나베 히로시(渡邊博史) 국제국장은 도쿄에서 주례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이 올 3.4분기에 일본과 비교가 안될 정도의 높은 성장을 이룬 것으로나타난 마당에 달러에 대한 엔가치가 높게 유지되는 것이 정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와타나베 국장은 미국이 3.4분기에 7.2% 성장한 것으로 나타난데 반해 일본은같은 기간 성장률이 0.2%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그는 재무성이 엔가치 안정을 위해 일본은행에 보유 국채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도는데 대해 "언제, 어떻게 이 방안을 검토할지 여부는 순전히 시장 움직임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와타나베 국장은 그러나 "이달중 혹은 내달에 당장 조치를 취해야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日經) 신문은 28일자에서 재무성이 미 국채를 포함해모두 50조엔 규모인 보유국채 가운데 일부를 일본은행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엔화를풀어 환시장을 안정시킬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재무성이 내달 일본은행에 이 방안을 정식 제의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본은행 정책이사회가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와타나베 국장은 이 방안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재무성과 일본은행간에 환매 조건을 첨부할지 여부를 먼저 협의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재무성은 지난 87년환시장 안정을 위해 일본은행에 보유 국채를 매각한 바 있다. 일본은행은 재무성 채권을 매입할 경우 보유 자산이 지나치게 늘어나고 급격한환율 변동시 손실을 입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재무성이 일정 기간이 지난후 채권을다시 회수하는 조건을 붙여야 한다는 입장을 취한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재무성은 아직은 단기채권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엔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따라서 보유국채 매각이 즉각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한편 익명의 소식통은 일본은행이 30일 런던 외환시장에서 엔화를 달러당 약 108엔 수준에 매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달러매입 규모 등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도쿄미쓰비시은행 런던지점 관계자는 "엔고 저지를 위해 일본은행이 무슨 일이든지 다 할 것"이라고 환시장 개입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엔가치는 올들어 달러에대해 근 10% 상승했다. 일본 재계는 지금의 엔고가 수출 경쟁력을 포함해 일본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달러당 110-120엔 수준이 돼야 합당하다고 주장해왔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환시장에 적극 개입해 4조4천600억엔을 푼 바 있다. 일본은행은 31일 저녁 7시께 이달중 환시장에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를 공표할 예정이다. 미국은 일본은행이 과다하게 환시장에 개입한다는 불만을 보여왔다. (도쿄.런던 블룸버그=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