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증권빅뱅] (中) 팔려는 증권사만 10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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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의 어려운 실상은 구조적인 문제다.수수료율 인상이나 수익 다각화를 통해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M&A를 포함한 구조조정밖에 해결방법이 없다."(조병문 LG투자증권 연구원)
증권산업의 구조조정이 급부상하고 있다.
고사 위기에 처한 중소형사 중 매물로 나온 것만 10개사가 넘는다는 레퍼토리가 되풀이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구조조정이 쉽지 않을까.
우선 은행권과 달리 증권업 구조조정엔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크지 않다.
한투·대투·현투증권 등 전환증권사 정도만 정부가 직접 손 댈 수 있는 대상.산업은행이 지배하는 대우증권 및 현투증권 매각과 연계돼 있는 현대증권도 정부입김에 따라 경영권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
지주회사 체제에 미련을 가지고 있는 산업은행 내부의 논리,현대그룹의 현대증권 경영권 고수의지 등 다양한 변수들이 얽혀 있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확고한 경영권을 가진 오너 체제이고 대형사의 평균 유보율이 2백17%에 달하는 등 자기자본은 플러스 상태다.
결국 오너 입장에서 보면 '증권사 오너'라는 사회적인 지위를 포기하면서 상당한 유보금이 쌓여 있는 회사를 M&A세력이 원하는 '헐값(?)'에 내놓기 어렵다는 얘기다.
'한철 장사만 잘 하면 5년은 먹고 산다'는 한탕주의도 변함이 없다.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사실 일부 중소형사는 고객을 상대하는 금융서비스업자라기보다는 하나의 거대한 펀드"라고 말한다.
지난 1975년 수수료율 전면 자유화 이후 인수 및 주선,M&A,자산관리 등으로 수익구조 다각화에 성공한 미국의 증권산업과는 달리 시장상황이 나쁠 때는 인력조정 등으로 어떻게든 버티다가 활황장에서 한 번 제대로 챙기면 된다는 인식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