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학교와 6개의 백병원(서울 부산 김해 상계 일산 동래)을 이끌고 있는 백낙환 이사장(77).백 이사장은 고령인데도 젊은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빡빡한 일주일 스케줄을 거뜬히 소화해 낸다. 백 이사장은 일주일 동안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학교와 병원의 업무를 본다. 그는 월요일 아침 7시30분 서울백병원 전체회의로 1주일 업무를 시작한다. 화요일 오후 비행기편으로 부산에 내려가 김해 인제대학교,부산과 동래백병원에서 업무를 본 뒤 목요일 늦게나 금요일 오후쯤 다시 서울로 올라와 토요일 상계백병원으로 출근한다. 그는 학교나 병원에서 업무 보고를 대충받지 않는다. 꼼꼼히 챙기는 스타일이어서 보고자가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다가는 혼쭐이 난다. 또 매주 월요일 저녁 7시부터 두시간 동안 이어지는 산업정책연구원의 경영자 독서모임에도 큰딸 수경씨(인제대 보건대학원 교수)와 꼭 참석한다. 백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새로운 경영트렌드를 익히고 국내외 경제동향을 파악한다. 이 뿐만 아니다. 각종 행사와 강연 등으로 이어지는 일정으로 백 이사장은 쉴 틈이 없다. 백 이사장이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데는 나름대로 비결이 있다. 백 이사장 자신이 강조하는 네가지 건강법을 실천하기 때문이다. 소식(少食)과 다동(多動),금연(禁煙),절주(節酒),그리고 편안한 마음가짐이다. 백 이사장이 특히 강조하는 것은 다동,즉 운동이다. 그는 매일 새벽 4시쯤에 일어나 조깅을 한다. 벌써 30여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가회동 자택에서 삼청공원까지가 조깅 코스다. 비가 오나,눈이 오나 거르는 법이 없다. 조깅 후 맨손 체조로 간단히 몸을 푼다. 부산에서는 금정산 중턱까지 같은 방법으로 운동을 한다. 해외에 갈 때도 조깅화는 반드시 챙겨 아침 조깅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신체는 게으른 걸 싫어합니다. 건강해지려면 가능한한 많이 움직여야 합니다." 백 이사장이 늘 하는 말이다. 백 이사장은 매주 일요일에 북한산에 오른다. 정해진 방법으로 등산을 하는 게 특징이다. 그는 일요일 아침 9시면 어김없이 북한산 정릉 매표소에 도착한다. 11시30분 쯤 보국문을 거쳐 태고사(太古寺)에 이르면 계곡에서 등목을 한다. 등목은 등과 머리에 각 두 번씩 반복해 총8번 한다. 날씨에 상관하지 않는다. 한겨울에는 얼음을 깨서 등목을 한다. 등목 후 땀에 젖은 속옷을 갈아입고 식사를 한 후 태고사 근처에서 40분∼1시간 정도 책을 읽는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은 황석영의 '삼국지'다. 오후 2시쯤 북한산성 쪽으로 올라간 뒤 내려오는 길에 수성천(守成泉)에 들러 약수 1.5ℓ를 담아 온다. 집에서 약수를 마시고 일부는 다음날 사무실에서 마시곤 한다. 하산 중에 계곡에 들러 또 한번 등목을 한다. "운동은 음식물 섭취나 휴식과 같이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운동보다 더 좋은 약은 없습니다." 백 이사장은 자신이 만든 소책자를 지니고 다닌다. '인당(仁堂) 백낙환(白樂晥)의 건강법'이란 책이다. 자신의 건강비결을 담은 책으로 강연을 하거나 모임이 있을 때 한권씩 나눠준다. 백 이사장은 끝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가질 것"을 주문했다. "심신불이(心身不二)라는 말이 있습니다. 몸과 마음은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말입니다.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미움 투기 교만 업신여김 대신 사랑 관용 겸손 너그러움 용서하는 마음을 가지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나 비굴함이 없도록 떳떳함과 용기를 잊어서는 안됩니다. 이 밖에 적절한 자제심과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