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사령탑이 구자홍 회장에서 김쌍수 부회장으로 바뀐 지 한 달이 지났다. 전임 구 회장이 스마트경영을 토대로 한 '펀(신바람 나는)경영'을 주창했다면 김 부회장은 강한 추진력을 강조하는 터프가이 스타일이다. 김 부회장은 지휘봉을 잡은 뒤 LG전자의 분위기가 너무 온건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최고경영자(CEO)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LG전자가 필요로 하는 인재는 '베스트 피플'(최고 인재) 보다는 '라이트 피플'(적임자형 인재)"이라는 자신의 인재상을 밝혔다. 김 부회장은 "강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똑똑한 사람(Best People) 보다는 일에 대한 강한 열정을 갖고 높은 목표에 도전하며 변화와 혁신을 즐기는 사람(Right People)이 더 중요하다"며 이런 인재를 적극 육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등을 하기 위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것이 진정한 라이트 피플"이라며 "각종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영업하는 해외 주재원들이나 지방공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현장직원들이야말로 LG전자가 필요로 하는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이란의 테헤란에서 비행기가 떨어질 위험을 무릅쓰고 영업을 하는 주재원과 아프리카 케냐를 세계에서 가장 좋은 근무지로 꼽는 법인장과 같은 사람을 예로 들었다. 김 부회장은 이날 2010년 전자·정보통신 업계 '글로벌 톱3' 달성을 LG전자의 중장기 비전으로 제시했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승부·주력사업 1등 달성 △신규 유망사업 발굴,육성 △수익체질 강화를 통한 성장기반 확보 등을 3가지 핵심과제로 집중 추진키로 했다. 김 부회장은 "이동단말,PDP·LCD TV 등 성장을 이끌 승부사업은 수익창출 능력을 극대화하는 한편 생활가전 광저장장치 등 주력사업은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수익중시 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홈네트워크,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단말기,텔레매틱스 등 차세대 차량시스템,유기EL,광소자 분야 등을 신규 유망사업으로 적극 육성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CEO 산하에 브랜드 육성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브랜드위원회를 구성해 성장시장은 물론 선진시장에서도 LG브랜드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키우겠다"며 "해외법인장과 수출담당자 평가시에도 브랜드 인지도 등을 평가하고 인사평가에 반영하는 등 브랜드 육성을 체질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강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혁신활동을 가속화하고 국내외 사업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현장경영을 지속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업무의 70% 정도는 현장에서 볼 것"이라고 말했다. 글=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