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도자의 질박한 '자연미' .. 도예가 이종수씨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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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8년 만에 개인전을 갖고 있는 이종수(68)는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도예가다.
70년대 말 이화여대 교수직을 훌훌 털어버리고 대전 용지리의 두메산골로 귀향해 20년 이상 도자 만들기에 전념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희고 반짝이는 백자 달항아리로부터 거칠고 투박한 항아리,다기(茶器)와 주병 등 그의 역작 70여점을 내놨다.
'마음의 향(鄕)' '잔설(殘雪)의 여운' 등 그의 도자는 조선 관요와 민요에서 배어나는 질박한 '자연미'가 매력이다.
특히 전래 토기나 옹기,된장이나 기름진 논바닥을 연상시키는 항아리들의 독특한 질감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작품이다.
'잔설의 여운' 연작이 유약의 효과에 치중하여 시적(詩的) 정서를 환기시켰다면 '마음의 향'은 도자기에 형태를 부여하는 조형적 입장에서 옹기나 토기와 같은 한국적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
조각가 최종태는 생전에 그의 도자에 대해 "불완전의 미라고 할 수 있다"며 "미숙한 것,아직 덜 만들어진 것 같은 게 매력"이라고 평했다.
그는 전통과 현대 어느 쪽으로도 치우침없는 길을 가고 있다.
작가는 "이조(李朝)를 넘어 어디로 나의 도자를 몰고 갈 것인지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흡족할만한 대답이 내겐 아직 없다"며 "열쇠는 어디까지나 우리 역사의 발판위에서 실마리를 풀어나가야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11월 16일까지.(02)720-1020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