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국회 시정연설에서 밝힌 토지공개념 도입 제안과 관련,정치권에 찬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21일 열린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찬성,조건부 찬성,반대 등으로 의견이 갈리며 난상토론을 벌였다. 특히 청와대와 관계 부처에서 도입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진 주택거래허가제에 대해서도 의원들마다 찬반 의견이 교차했다. 이에 대해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헌법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주택거래허가제 도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토지공개념은 실패한 제도=지난 89년 토지공개념의 일환으로 도입했다가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정을 받은 '토지초과이득세' '택지소유상한제'등의 전철을 밟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 반대론자들의 주된 논거다. 자민련 조희욱 의원은 "노 대통령의 토지공개념 도입 제안은 무모한 발상으로 철회돼야 한다"며 "부동산 가격을 잡자고 토지공개념을 거론하는 것은 '빈대 잡으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나 마찬가지"라고 성토했다. 한나라당 안경률 의원도 "노태우 정권 때 이미 실패한 정책의 재등장이란 점에서 우려가 앞선다"고 반대했고,같은 당 심규철 의원은 "구체적 기준이나 방향 제시없이 토지공개념이 언급되는 바람에 부동산시장에 혼란만 가져왔다"고 질책했다. ◆토지공개념 재도입해야=한나라당 권오을 의원은 "토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유재이면서 동시에 공공재의 성격도 띤다"며 "89년 토지공개념 도입이 실패한 것은 졸속준비 탓이며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철저한 준비만 따르면 법률적으로도 재도입에 문제가 없다"고 찬성론을 개진했다. 권 의원은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잡고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노무현 정부가 토지공개념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장성원 의원은 "토지공개념을 다시 발동해서라도 아파트 값은 규제해야 하지만 위헌요소가 없도록 신중하고 치밀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제한적인 찬성입장을 밝혔다. ◆주택거래허가제 찬반 논쟁=정부가 제한적 도입을 검토 중인 주택거래허가제에 대해서도 찬반이 엇갈렸다. 통합신당 강봉균 의원은 "80년대 토지거래허가제가 투기억제 수단으로 효과를 냈듯이 주택거래허가제도 단기적으로 유용한 제도"라고 지지한 반면,한나라당 김동욱 의원은 "주택거래 제한은 시장경제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사회주의적 접근"이라고 반대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