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라크파병을 결정함에 따라 파병안이 국회를 통과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정치권에선 파병을 놓고 찬반이 크게 엇갈리는 상황이다. 특히 일부에선 정부가 파병을 결정해놓고 여론몰이를 했다면서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라크파병 동의안이 국회 처리 과정에서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의견 갈리는 정치권=정치권은 크게 무조건 파병해야 한다는 찬성론과 무조건 반대한다는 주장,비전투병을 보내야 한다는 절충안 등이 혼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내부적으론 찬성 기류가 강하지만 일단 여론추이를 좀 더 살펴보겠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시민단체 등이 파병찬성 의원에 대한 총선 낙선운동을 공언하는 상황에서 앞장서 총대를 멨다가 자칫 향후 정치적 부담을 안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병렬 대표는 19일 "대통령이 파병에 관한 전모를 국회에 통보해 오고,실질적 여당인 통합신당에서 분명한 지지의사를 밝히면 당내 의견을 모아 당론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또 정부가 파병 원칙만 정한 만큼 파병 부대의 임무 및 규모,시기,국민 비용 부담 문제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조속히 밝히고 국민 설득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민주당 내에선 전투병 파병에 반대하는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천 대표는 "전투병파병에 반대하는 의견이 다수였다"며 "광범위하게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순형 비대위원장과 최명헌 최고위원,장재식 총장 등은 "한·미 관계와 유엔안보리 결의를 고려해 파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김영환 정책위 의장은 "신중한 결정을 언급했던 대통령이 파병을 결정한 것은 미국외교에 굴복한 것으로 굴욕외교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반발했다. 김경재 정범구 의원 등 반전평화의원 모임 소속 의원 10명도 이날 성명을 내고 추가 파병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통합신당도 이날 밤 의총에서 격론을 벌였으나 찬반론이 팽팽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김원기 창당주비위원장과 박양수 의원 등은 "유엔결의를 계기로 국제분위기가 파병쪽으로 기울고 있고 대미관계를 고려할 때 파병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성호 송영길 의원 등은 "전투병 파병은 안된다"며 "파병 반대를 당론으로 하자"고 맞섰다. 통합신당은 의총에서 국회차원의 조사단을 이라크 현지로 파견키로 하고 20일 박관용 국회의장에게 이를 요청키로 했다. ◆처리전망=파병안이 정부에서 국회로 넘어오면 국회의장이 소관상임위에 회부,상임위를 통과하면 본회의에 상정된다. 동의안은 국회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을 얻으면 통과된다. 현재 국회의석은 한나라당 1백49석,민주당 62석,신당 44석,자민련 10석 등이다. 국회 단독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찬성기류가 강한데다 자민련이 찬성이고 민주당과 통합신당이 찬반으로 갈리는 상태라 일단 통과쪽에 무게가 실린다. 물론 파병의 성격과 규모 등에 따라서는 전혀 새로운 상황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재창·홍영식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