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4 08:47
수정2006.04.04 08:48
KT 두산중공업 등 대기업들에서 시작된 '명예퇴직 바람'으로 샐러리맨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1억∼2억원 규모의 퇴직자금으로 투자할 수 있는 소규모 부동산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탤런트 정선경씨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임대상품 등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부동산 컨설턴트인 RE멤버스 고종완 사장을 만나 퇴직 이후의 삶을 대비할 수 있는 투자요령에 대해 물었다.
△ 정선경 =퇴직자금으로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퇴직자 입장에서 부동산 투자를 할 때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할까요.
△ 고 사장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나서 "토지 공개념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는 등 부동산 투자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럴 때 '재료'를 쫓아 단기 투자에 나서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수억원의 자금을 보유한 고액 자산가라면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토지 아파트 상가 등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겠죠.
전문가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저의 경우 1억∼2억원 정도를 보유한 퇴직자에게는 임대사업에 적당한 소형 아파트 등을 주로 추천하고 있습니다.
△ 정선경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 고 사장 =지역적으로는 미군기지의 이전이 확정된 오산이나 평택 지역의 소형 아파트에 투자해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지역의 경우 최근들어 가격이 많이 오르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매매값이 평당 3백만원대에 머물러 있어 소액투자가 얼마든지 가능하죠.
또 앞으로 4∼5년 뒤에 기지 이전이 완료될 경우 6천여명 규모의 미군들을 상대로한 임대사업도 할 수 있게 됩니다.
분양 전환을 앞둔 임대 아파트를 구입해 분양 전환 이후 시세 차익을 노려보는 것도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 정선경 =현금이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는 상가도 퇴직자들의 관심 상품인데요.
△ 고 사장 =맞습니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상가의 투자수익률이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특히 한때 '대박 신화'를 불러 일으키며 동대문을 중심으로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복합쇼핑몰의 경우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되면서 권리금이 속락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죠.
흔히 상가는 여러 부동산 종목들 가운데 가장 투자하기가 어려운 상품으로 꼽힙니다.
상권분석 등을 통해 '몸값'을 높이려는 다양한 노력이 수반돼야 할 것입니다.
△ 정선경 =개인적으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임대사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어머니께서 수도권에 조그마한 땅을 보유하고 계신데 그 곳에 주택을 지어 외국인 임대사업을 해볼 생각도 갖고 있고요.
임대사업의 전망은 어떤가요.
△ 고 사장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임대사업에는 좀 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2년 전까지만 해도 속칭 '깔세'라고 해서 2년치 월세를 한꺼번에 받는 방식의 외국인 대상 임대사업이 높은 투자수익률을 올렸던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외국인들도 우리나라의 전세 방식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전세를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한남동이나 동부이촌동 등 외국인들이 몰려 사는 지역을 중심으로 고급 빌라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면서 공급 과잉으로 수익률도 많이 떨어졌고요.
무엇보다 1억∼2억원의 소액 투자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고급 주거지역에 위치한 대형 물건에 투자하기가 쉽지 않죠.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