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우면 주가 뜬다 .. 상장사 올들어 3조7천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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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의 자사주 매입·소각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17일 시가총액 1위종목인 삼성전자(1조원)를 비롯해 KT(3천억원) 대림산업(1천억원) 현대하이스코(2백36억원) 등 4개 대기업이 일제히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했다.
올들어 26개 상장사가 3조7천억원어치(이사회 결의 기준)의 자사주를 소각하는 등 해마다 기업 숫자와 금액이 늘어나는 추세다.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소각이 이처럼 증가하고 있는 것은 기업의 재무구조(현금흐름) 향상과 함께 주주중시 경영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자사주 소각은 주식시장의 물량부담을 줄여 중장기적으로 증시수급에도 큰 보탬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자사주 매입·소각규모=지난 2000년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규모는 1천6백억원이었다.
그후 2001년 5천6백억원,2002년 2조6천억원,2003년(10월17일 현재) 3조7천억원 등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특히 연간 순이익이 '조 단위'를 넘어서는 대기업이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들어서도 두차례에 걸쳐 2조원어치를 소각한다.
SK텔레콤 KT 포스코 등도 해마다 한번 이상 자사주를 소각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소각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기업에 현금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박승원 서울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자사주 소각은 여유 자금을 주주들에게 환원한다는 취지로서 주주중시 경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실제로는 기업들이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상황을 반증해준다"고 말했다.
과거와 같은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으로 볼 수 있다.
◆자사주 소각 효과=특정 기업이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주식수가 그만큼 줄어든다.
이는 해당기업의 주당가치,주당순이익(EPS)을 높여준다.
자사주 매입소각이 주주가치 증대 및 주주중시 경영으로 간주되고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자사주 소각 기업이 늘어나고 그 규모도 커지게 되면 전체 주식시장의 공급물량이 줄어들게 마련이다.
송상종 피데스투자자문 사장은 "삼성전자 SK텔레콤 KT 등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자사주 소각은 '블루칩 품귀'현상을 가속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