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실적주들이 잇따라 유·무상증자를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증자를 결의한 기업들은 크로바하이텍 탑엔지니어링 한텔 평화정공 등이다. 이들은 증권사들의 집중적인 '매수' 추천을 받고 주가가 크게 오른 실적 호전주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유·무상증자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리고 있다. '실적호전 기업들이 경기 회복에 대비해 설비투자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주가가 상당히 오른 틈을 타서 자금 끌어들이기에 나선 것일 뿐'이라는 부정적인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설비투자용은 긍정적=지난 10일 9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등을 실시키로 한 자동차부품 업체 평화정공은 GM이나 다임러크라이슬러 등의 수주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증자 이유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대구 성서공장 신축자금으로 증자 대금을 사용할 계획.LCD업체인 탑엔지니어링 역시 유상증자로 조달할 3백30억원을 LG필립스LCD의 차세대 생산라인 구축에 대비한 공장을 짓는데 사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실적 성장에 발맞춘 설비투자를 위한 증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상무는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투자계획에 발맞춰 설비투자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많다"며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준비를 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운용자금 조달용은 부정적=증자를 실시키로 한 종목은 올 초에 비해 주가가 적게는 2배에서 6배 이상까지 급등했다. 따라서 설비투자용 증자가 아닌 경우 주가상승을 반영해 높은 발행가로 운용자금을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무상증자를 병행하는 것은 증자 성공을 위한 '미끼'라는 평가다. 이성주 우리증권 투자분석팀장은 "당장 설비투자를 위한 자금이 필요하지 않는 기업들이 증자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며 "이는 주가상승기에 높은 발행가로 자금을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강하다"고 주장했다. 한 증권 전문가는 "과거 사례를 보면 주가가 '상투'인 경우에 증자가 봇물을 이룬 경우가 많았다"며 "이들 종목의 실적은 좋은 편이지만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증자에 따른 주당가치 희석 등의 측면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