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임형 랩어카운트는 미국에서 거액 자산가들 사이에 인기 금융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불과 몇년전만 하더라도 최소 25만달러 이상이 돼야 랩어카운트에 가입할 수 있었지만 최근들어선 10만달러 정도로 가입조건이 완화됐다. 일종의 부유층을 위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지(紙)이 "랩어카운트가 뮤추얼펀드의 시장을 점점 잠식하고 있다"고 보도할 정도로 최근 몇년간 랩어카운트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03년 7월말 현재 일임형 랩어카운트의 자산규모는 주식및 채권형펀드의 9%에 불과하지만 그 성장속도는 과거 뮤추얼펀드보다 빠르다. 또 메릴린치등 증권사들은 9천5백만명에 달하는 뮤추얼펀드 고객을 일임형 랩어카운트 고객으로 전환하려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메릴린치에서 거액자산가 담당이자 파이낸셜 어드바이저(financial adviser)인 존 바렛은 "주위 동료들은 고객과 특정 종목으로 대화하는 시간을 줄이고 있으며 그 대신 거액 자산가들과 투자목적,투자과정,또는 부동산투자계획 등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면서 랩 어카운트에 대한 인기를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일임형 랩 어카운트 계좌는 50만개에서 2백만개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또 자산은 올해 20%이상 증가해 총 9천7백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에서 랩 어카운트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자산기준의 보수(asset-based fee)체계가 증권사에게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원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극소수 일부 부유층이 아니더라도 전문가를 통해 질 높은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은 연간 자산평가액의 2%정도의 보수를 증권사에 지급한다. 계좌금액이 클수록 수수료율을 낮고 소액일수록 수수료가 높다. 미국에서는 고객은 자신의 돈을 운용해주는 머니매니저(money manager)와 전화상담을 할 수 있다. 또 수익을 못 내는 머니매니저를 교체할 권리도 갖는다. 이재호 미래에셋증권 고객재산운용팀장은 "미국의 경우 계좌개설후 고객과의 관계 단절이 아닌 지속적인 성과보고등을 맞춤형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장진모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