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HSBC 스탠다드차타드 등 외국계 은행들이 공격영업에 나서고 있다. 연체율에 발목이 잡혀 내실경영에 주력하고 있는 시중은행과 달리 예금금리 인상, 대출 세일즈 등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국내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씨티은행은 13일부터 국내 최고 수준인 연 4.6%(1억원 미만은 4.4%)의 확정금리를 지급하는 1년짜리 정기예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연 4.6%의 금리는 타 은행과 비교할 때 0.4∼0.5%포인트 높은 수준"이라며 "시중은행들이 금리를 내리고 있는 시점에 신규고객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이 상품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예금액의 90%까지 대출도 가능하다. 씨티은행은 이와 함께 타행대출이 있어도 최고 5천만원까지 무보증 신용대출을 해주는 한편 대출액이 연봉을 초과하더라도 상환능력을 따져 승인하는 등 대출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에선 연봉의 70∼80%까지만 신용대출이 가능하다. HSBC은행도 3개월에 연 4.3%의 높은 금리를 지급하는 정기예금을 13일부터 한 달간 한시 판매한다. 상품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1천만원 이상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각종 경품도 내걸었다. HSBC은행 관계자는 "사실 3개월짜리 예금에 연 4.3%의 금리를 지급하면 역마진이 발생한다"면서 "하지만 신규고객 발굴 차원에서 출혈을 감수하고 실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은행은 올 들어 부동산 중개업소와 신규 아파트를 집중 공략하면서 부동산대출이 크게 확대되자 대출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예금유치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SBC은행은 이달 초부터 전국 8개 지점에 프라이빗뱅커(PB)들을 파견하고 외국계 은행으로선 씨티에 이어 두 번째로 PB영업을 개시하기도 했다. 지난달 국내 소매금융 시장에 진출한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낮은 인지도를 보완하기 위해 길거리 전단배포, 자원봉사 활동 등 고객밀착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 은행은 특히 지점이 1개밖에 없기 때문에 'DSR(Direct Sales Representative)'란 마케터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재 80명의 DSR를 확보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1백20명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달 초에는 1백50여명의 전 임직원이 장애인단체 등에 도서를 전달하고 헌혈행사를 여는 등 활발한 사회봉사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이 은행은 조만간 부동산 담보대출과 PB 등의 분야로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