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들이 경기침체로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들의 성과는 상대적으로 나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매년 창업보육센터 건립이 활발해지면서 입주기업도 늘고 있다. 특히 매출이 신장돼 장차 벤처산업 회생의 신호탄으로 여겨지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최근 전국에서 가동되고 있는 창업보육센터의 운영성과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창보센터가 "양적 확산" 단계를 넘어 "질적 성숙"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 창업보육센터가 들어서기 시작한 이후 7년여만에 2백88개의 창보센터가 가동되고 있고 이곳을 졸업한 기업만 지난 8월말 현재 3천개가 넘었을 정도다. 연간 매출액 50억원을 돌파한 창보센터도 35개에 이른다. ◆성숙단계에 접어들었다 창업보육센터가 '질적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기청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벤처산업은 그동안 부침에 시달려왔지만 창보센터가 국내 벤처산업을 지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창업보육센터는 지난 97년까지만 해도 11개에 불과했지만 99년 1백41개,2001년 2백61개로 매년 증가해왔다. 금년 8월 말 기준으로는 2백88개에 이른다. 보육실도 2000년 2천9백17실,2001년 4천3백39실,2002년 4천6백28실에서 금년 8월 말 4천8백64실로 증가했다. 운영률도 지난 2000년 82%에서 2001년 84.7%,2002년과 올해는 각각 88.8%로 매년 상승하고 있다. 또 올 8월 말 창업보육센터 입주 기업은 3천8백50개,고용 인원은 1만9천9백3명으로 2000년에 비해 각각 78%와 2백8% 늘었다. 중기청은 올 연말까지 창업보육센터 신규 지정을 통해 4천개의 기업을 입주시키기로 했다. 졸업기업 수도 지난 2000년 1백95개에서 올 8월 말 현재 3천91개로 급증했다.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기업들의 기술개발 및 마케팅능력이 향상되면서 총매출액이 2000년 3천6백45억원에서 작년 말 8천2백95억원으로 1백28% 증가했다. 특히 총매출 50억원을 넘긴 창업보육센터도 지난해 35개나 됐다. 이와 함께 입주 업종은 정보기술(IT)과 전기·전자가 42%로 가장 많았고 기계·금속(17%),생명공학(9%) 순이었다. 또 특허 1천9백41건,상표 5백59건,실용신안 2백94건 등 2천7백94건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센터별 특성화 추진 창업보육센터마다 나름대로의 특성화를 통한 운영으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거제대는 보육센터 입주 기업 직원들을 위해 교직원아파트를 임대해 제공하고 있다. 부산대는 교수 변호사 등 전문가 그룹으로 엔젤투자조합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지금까지 5개 입주 기업에 1억2천만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경민대는 보육사업 발전기금을 연간 1천7백만원씩 조성해 창업보육센터 재정자립도를 높이고 있다. 또 영남대는 별도의 공장형 실습실(3백4평)을 임차 지원하는 것과 함께 대기오염 방지시설도 해줘 입주업체의 부담을 덜어줬다. 특히 입주기업의 영업지원을 위해 서울사무소도 개소했다. 이와 함께 항공대는 고양시와 산·학·관협의회를 구성해 입주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해주고 있으며 입주 기업 직원들에 대해 학교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경쟁력 갖추기 창업보육센터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29.7%에 불과한 재정자립도를 높여야 한다. 연간 평균 운영비 1억4천8백만원 중 자체 조달비는 4천4백만원(29.7%)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소속기관(대학,연구소 등)이나 정부 등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원인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센터별 운영인력이 4.8명으로 입주 기업 전체를 관리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특히 직원들의 짧은 재직기간도 창업보육센터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센터장은 순환보직으로 1년 미만 근무자가 전체의 43%에 이르고 매니저도 평균 1년6개월을 근무하고 있다. 창업보육센터 관계자는 "국내 벤처산업의 뿌리가 되고 있는 창업보육센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전문가 배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