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1천1백50원'과 '1백10엔'선 붕괴를 막으려는 한국과 일본 금융당국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위안화가 평가절상되지 않고 있는 지금 대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화폐가치는 상승)은 수출에 치명타를 주게 될 것이란 현실의 반영이다. 1천1백50원과 1백10엔은 양국 금융당국이 정한 마지노선인 것이다. 일본 금융당국이 환율방어에 먼저 나섰다. 일본 당국은 지난달 30일 도쿄 런던 뉴욕 등 주요 외환시장에서 대규모 시장개입을 했다. 특히 뉴욕시장의 경우 뉴욕 연방은행에 위탁해 공개적으로 엔화를 팔고 미 달러를 사들였다. 일본 중앙은행(BOJ)이 미 금융당국 위탁을 통해 위환시장에 개입하기는 작년 6월 이후 15개월만이다. BOJ는 뉴욕 시장에서 엔화 환율이 달러당 1백10.12엔까지 떨어지자 뉴욕 연방은행에 긴급히 시장개입을 요청, 30여분만에 1백11.81엔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1일 열린 도쿄시장에서도 엔고를 막겠다는 일본 정부의 단호한 입장이 그대로 반영돼, 엔화는 하루종일 달러당 1백11엔대를 유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의 뉴욕시장 개입이 시중은행 창구가 아닌 뉴욕 연방은행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일본 정부는 달러당 1백10엔을 수출 채산성 확보의 마지노선으로 여긴다는 확고한 의지를 시장에 전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다니가키 사다카즈 재무상은 1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 "엔화가치가 급속히 오를 경우 단호히 대처하겠다"며 추가적인 시장개입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미조구치 젠베이 재무관도 "엔화가 지나치게 강세를 보이면 언제든지 엔화를 팔아치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엔화 환율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원화 환율도 일본 당국의 엔고 저지 움직임 덕분에 달러당 1천1백50원에서 하락세가 일단 주춤해졌다. 일본 정부의 강력한 환율방어 의지가 국내 외환시장에도 그대로 전달돼 원화 환율은 1일 전날보다 2원 오른 달러당 1천1백52원선 안팎에서 움직였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