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 채무자들의 제도적 탈출구인 개인워크아웃이 1일로 도입 1주년을 맞았다.

신용회복지원위원회가 작년 10월 첫 도입한 이후 지금까지 총 2만9천4백여명이 접수됐으며 이 중 1만7백여명이 채무재조정을 통해 신용불량자의 늪에서 벗어났다.

위원회는 도입 1주년을 맞아 이달부터 서울 명동 사무국 외에 대전 대구 영등포 등에 상설지점을 추가로 운영키로 했다.

개인워크아웃을 통해 착실하게 재기 절차를 밟고 있는 성공사례들을 소개한다.

◆ 최모씨(45ㆍ전북 전주시) =공기업에 다니는 최씨는 지난 92년 지병인 심장병으로 쓰러진 후 여섯 차례 수술을 받았다.

이후 10여년간 병원비 지출로 농협 삼성캐피탈 등 16개 금융기관에 총 1억6천9백여만원의 빚을 지게 됐다.

최씨는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해 약 8백50만원(5%)의 원리금을 탕감받고 연봉수준을 고려해 향후 8년간 매달 2백24만1천원씩 갚아 나가기로 약정을 맺었다.

개인워크아웃 개시 전 평균 이자율은 16.2%였지만 조정 후 7.5%의 저리로 채무를 상환할 수 있게 됐다.

◆ 박모씨(31ㆍ충남 아산시) =중견 중소기업에 7년째 근무 중인 박씨는 국민 조흥 등 5개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친형에게 사업자금을 대줬다가 형의 사업실패로 상환불능 상태에 빠진 경우다.

박씨는 안정적인 직장에 근무하고 있고 단기 연체자란 점을 인정받아 개인워크아웃이 승인됐다.

1백81만원(1.8%)의 이자를 감면받았고 이자율도 평균 연 8.4%로 재조정됐다.

그는 매달 1백45만2천원씩 향후 4년간 갚아 모든 채무를 청산할 예정이다.

◆ 이모씨(46ㆍ서울 중랑구) =개인택시를 모는 이씨는 친구 보증을 잘못 섰다가 빚에 쫓기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대출을 받아 아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줬다 사기까지 당해 카드 돌려막기를 시작했고 4개 금융기관 빚이 5천8백만원으로 불어났다.

이씨의 채무는 모두 상각처리됐다는 점이 감안돼 총 1천9백58만원(33.4%)의 원리금이 탕감됐다.

개인워크아웃 조정 전 평균 20.7%에 달하던 연체이자율도 연 6.1%로 대폭 낮춰졌다.

이씨는 앞으로 8년간 매달 51만4천원씩 갚아 나가기로 했다.

◆ 박모씨(32ㆍ부산 남구) =지난 2001년부터 주식에 손을 댔다가 빚만 지게 됐다.

투자손실을 만회하려고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아 또 주식에 넣었지만 이 돈마저 모두 까먹고 말았다.

현재 연체된 원리금은 국민은행 삼성카드 등 5개 금융기관으로부터 총 3천4백여만원이다.

박씨는 개인워크아웃 조정 후 2백33만원(6.8%)의 연체이자를 감면받았고, 향후 4년7개월간 연 8.1%의 이자로 매달 69만7천원씩 상환하기로 약속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