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잡화점식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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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교류 사상 최대 전시회.'
베이징에서 지난 28일 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한 한국상품 종합박람회.'1백97개 한국기업이 참가해 한·중 수교 이후 규모면에서는 최대 한국상품 전시회'라는 주최측 코트라(KOTRA)의 표현처럼 적지 않은 인파가 몰렸다.
박람회 기간중 6만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폐막 하루 전날까지 3억9천만달러 상담에 6천만달러 수출계약이 성사됐다.
이번 무역전시회는 적지 않은 실적을 남겼지만 아쉬움도 많았다.
김치 철강 피아노 제약 등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제품들이 한국 산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전시회에 참가한 한 철강업체 관계자가 "연말에 열리는 중국 철강 전시회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푸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비즈니스 전시회는 전문 전시회가 더 효율적이라는 건 구두 가게가 밀집한 곳에 더 많은 손님이 몰리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특히 두산식품의 '종가집 김치' 코너에는 많은 중국인들이 몰려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두산 관계자는 "비즈니스 상담을 위해 내놓은 전시품을 얼마에 살 수 있냐며 팔라고 하는 참관객들이 많아 돌려 보냈다"고 전했다.
중국이 거대시장으로 떠오르면서 현지에서 한국제품을 알리는 전시회도 러시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잡화점식의 전시회로는 한계가 있다.
전시회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중국 시장이 원하는 아이템을 철저히 조사한 후 전문 전시회로 승부를 거는 게 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때마침 산업자원부가 '무역전시회 인증제도'를 도입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전시회가 기업들의 해외시장 돌파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무역 전시회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되기를 기대해본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