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 글로벌 패스트푸드기업 맥도날드가 벼랑끝에 내몰리고 있다. 세계 1백19개국에 흩어져 있는 점포에 들르는 인구만 하루 평균 4천7백만명에 이르는 패스트푸드 왕국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매출과 방문고객수가 급감,문을 닫는 점포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맥도날드는 29일을 'D-데이'로 정해 대대적인 글로벌 캠페인에 나서기로 했다. 이날 전세계 1백19개국에서 언어만 다른 동일광고가 일제히 TV전파를 타게 된다. 맥도날드의 위기의식을 한마디로 말해주는 대표적 사례다. 회사를 세운지 반세기만에 제품 위주의 상품광고에서 이미지광고로 마케팅 전략을 전격 수정한 것이다. 한국 맥도날드는 지난 24일 한국진출 15년만에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맥도날드는 '아임 러빙 잇(i'm lovin' it)'을 캐치프레이즈로 한 캠페인을 벌여 기존의 이미지를 확 바꿔 놓겠다고 공언했다. 동시에 맥도날드란 글로벌 브랜드를 앞세워 편하게 장사해온 안이함을 반성하기도 했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기업의 이미지와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맥도날드의 '날개 없는 추락'은 '뚱보식품'이란 부정적 이미지가 결정타로 작용하고 있다. 코카콜라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세계 3강을 유지하던 브랜드 가치도 지난해 8위로 밀려났다. 비만 위생 등 원천적 한계뿐만 아니라 경기불황 반미감정까지 맥도날드를 위협하는 요인은 겹겹이 쌓여있다. 한국맥도날드의 사정은 더 나쁘다. 외식업계 전체가 과열 경쟁양상을 보이는데다 부동의 1위자리를 고수하는 토종 패스트푸드업체와의 혈전으로 진이 빠진 상황이다. 점포를 더 늘리는 공격 전략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전략을 고수키로 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1백개가 넘는 맥도날드 진출국중 유독 한국에서만 맥을 못추는 이유는 뭘까. 토종 브랜드에 대한 한국인의 편애 탓이라고 하기엔 설득력이 부족하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메뉴 개발과 매장 변화도 중요하지만 한국 사회에 기여하는 '글로컬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게 최우선 순위라는 지적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손성태 산업부 생활경제팀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