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로 증권거래법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돼 검찰에 고발됐다. 은행이 불공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의 대외 신뢰도에 적지 않는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선물위원회는 24일 국민은행이 SK증권의 감자(자본금 줄임) 정보를 사전에 알고 SK증권이 이를 발표하기 직전 보유 중인 SK증권 주식 7백28만주를 매각해 28억여원의 손실을 회피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국민은행과 신모 부행장 등 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증선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SK증권 주식 1천5백여만주를 가지고 있다가 SK증권이 감자를 발표하기 하루 전인 지난 5월12일 7백28만여주를 매각했다. 나머지 주식도 감자발표 이후 모두 처분했다. 국민은행이 SK증권 주식을 보유하게 된 것은 지난 1997년 SK증권이 JP 모건의 역외펀드에 투자할 때 지급보증을 섰다가 대지급과 관련한 화해계약 조건으로 SK증권 유상증자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국민은행의 SK증권 주식 취득 금액은 7백47억원으로 당시 SK증권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상당한 평가손실을 입고 있었다"며 "이번 조사에서 SK증권의 명의개서 대행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감자 정보를 보고받고 공개 전에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