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은 업종 전환에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국내 최대 모직물 업체인 이 회사는 패션 케미컬 정보통신소재 등 여러 분야에 진출하며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올 상반기 전자재료와 케미컬 부문의 매출액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 제일모직 주가는 시장대비 저평가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구조조정으로 재무구조가 안정되고 고수익구조로 탈바꿈했지만 향후 성장엔진으로 꼽히는 정보통신소재 부문의 성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내수경기 불황과 대구 오페라하우스 기부에 따른 4백억여원의 영업외손실 발생으로 실적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최근 제일모직이 3분기에 '어닝쇼크'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연구소는 제일모직의 3분기 영업이익이 4백90억원으로 추정돼 전분기(3백18억원)보다 증가하겠지만 전년 동기(6백96억원)에 비해 30%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상이익도 영업부진과 오페라하우스 비용처리로 적자에 가까운 실적을 보이며 실적 발표기간에 단기적인 주가 충격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황규원 한투증권 연구원은 "영업외비용 위험보다 개선되고 있는 영업환경에 투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3분기를 기점으로 오페라하우스 기부금 회계처리가 마무리되고 패션부문 재고부담 등이 감소함에 따라 영업외비용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케미컬 부문을 중심으로 영업환경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진출한 도광판 사업 부문에서 추가 매출이 기대되고 외국인 매도세도 점차 진정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JP모건증권은 제일모직의 최근 주가 약세는 오히려 매력적인 매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JP모건측은 "시장이 제일모직의 3분기 실적 부진을 지나치게 우려하고 있으나 실적 부진은 장기적으로 이어질 성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