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선진7개국) 환율 쇼크'로 미국과 일본의 국채시장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국채가격은 급락한 데 반해 일본 국채값은 급등,G7환율 쇼크라는 동일한 요인을 놓고 정반대 현상이 빚어졌다. 양국의 주가가 동반 급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처럼 국채시장의 명암은 엇갈렸지만,G7환율 쇼크가 미·일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미국은 '미국채가격 하락-미 장기금리 상승-미 경제회복 위축'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일본은 '엔고-수출부진 및 기업실적 악화-경기회복 약화'에 직면할 수 있다. ◆떨어지는 미국채값=22일 미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가격은 액면가 1천달러당 4.38달러 하락했다. 이 낙폭은 한달 만의 최대치다. 이에 따라 가격과 거꾸로 움직이는 수익률(금리)은 전날의 4.17%에서 4.23%로 급등했다. 최근 들어 안정세를 유지해온 미국채값이 급락한 것은 일본 중국 한국 대만 등 동아시아 4국의 미국채 매입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 주말 G7의 '유연한 환율제도' 촉구를 계기로 이들 4개국이 시장개입을 자제할 경우 4국 정부의 달러화 보유액 증가세가 주춤해지고 그 결과 미국채를 예전에 비해 덜 사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실 올들어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4국은 엔과 위안화의 가치상승을 저지하기 위해 수시로 시장에 개입,달러화를 대규모로 사들였다. 이어 사들인 달러화로 미국채를 대거 매입,미국채가격 상승(수익률 하락)을 이끌어 왔다. 일본중앙은행의 경우 현재 미국채 보유액이 3천1백40억달러로 올들어 1천억달러 이상 증가했다. 중국도 1천2백30억달러어치의 미국채를 보유,5백억달러 가까이 늘어났다. ◆오르는 일본 국채값=이날 10년만기 일본국채가격 상승세는 대단했다. 국채가격지수가 103.33으로 전날보다 1.4포인트 급등하면서 수익률은 1.38%에서 1.22%로 급락했다. 시장개입 자제로 인한 엔화 강세가 회복 중인 일본 경제의 발목을 잡는 것은 물론,디플레도 심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일본 국채값을 끌어올렸다. 'G7환율 쇼크'가 일본 국채시장에는 호재가 된 셈이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과 중국 등 동아시아국가들이 미국채시장의 큰 손이라는 현실을 감안해 볼 때 미국이 엔과 위안화 등 동아시아통화의 평가절상을 무작정 밀어붙이지는 못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