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간 '이권다툼' 갈등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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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들의 수익사업 및 이미지 경쟁이 과열양상을 보이면서 각종 부작용이 심각하다.
시설 명칭에서부터 세금징수 문제에 이르기까지 돈이 될만한 것이면 사사건건 다툼이 벌어지고 이 때문에 관련사업 추진이 늦어지고 지역감정이 심해지는 등 문제점이 한둘이 아니다.
부산 가덕도와 경남 진해시 일원에 조성중인 신항만 명칭을 놓고 부산시와 경남도가 대립하고 있다.
갈등의 발단은 최근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산하 부산항건설사무소가 신항건설 안내간판 10개중 2개에서 부산을 삭제하고 신항으로 표기한데서 시작됐다.
부산시와 부산상의, 시민단체는 국제적으로 기존 부산항의 브랜드 파워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상남도와 상공인, 시민단체는 신항만 부지가 경남도의 땅을 포함하고 있고 진해시의 지역정서를 감안, 부산ㆍ진해신항으로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경부고속철도 천안아산역의 명칭을 두고 천안시와 아산시의 갈등도 갈수록 깊어지다 결국 천안아산역으로 어중간하게 절충되고 말았다.
◆ 세수증대 경쟁도 치열 =신항만의 부두와 배후부지 1백82만평의 행정구역 획정 문제도 부산시와 경상남도가 양보없이 갈등을 벌이고 있는 사안.
이는 지적법상 토지 신규등록청이 어디냐에 따라 종합토지세와 취득세 등 지방세수 수입처가 결정되고 부두 공작물 설치 허가청이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신개발지로 떠오르고 있는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상동신도시와 인천시 부개동 일대 행정구역 조정문제도 갈등을 빚고 있다.
인천시는 최근 불합리한 행정구역 조정을 내세우며 택지개발지인 부개지구 일부를 경기도 부천시로 이관하고 상동지구 대부분을 인천시로 이관하겠다고 부천시에 제안했다가 부천시의 반발로 없던 일로 처리됐다.
◆ 경륜장 유치와 인력확보 싸움 =광주시와 전남도는 지난해 11월 경륜장 설립허가 신청을 했다가 문광부가 반려하자 지난 5월 재신청했다.
전남도는 2년여동안의 준비를 거친뒤 허가신청을 낸 이후에 광주시가 유치 건의서를 낸것은 발목잡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광주시는 경륜장은 이미 2001년 박광태 시장이 고재유 전 시장에게 강력히 요청했던 사항이며 박 시장 취임 직후 사회단체장과의 모임에서도 연간 1백억원이 세수확보와 자본의 역외유출을 막기 위해 꼭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반발했다.
◆ 대형 박람회유치 너도나도 =2012년 열릴 예정인 인정박람회를 둘러싸고도 지자체간 밥그릇 싸움이 연출되고 있다.
전남도는 세계박람회 여수유치 실패의 대안으로 인정박람회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시도 여수박람회 유치실패 이후 광(光)박람회 유치를 들고 나와 두 지자체간 갈등을 빚고 있다.
김영재 부산대 동북아지역혁신센터 기획관리실장(경제과 교수)은 "지방 역량이 강화되면서 지자체간 경제적 이익과 배분문제를 놓고 갈수록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지역갈등 문제는 좀처럼 해결하기 힘든 특징이 있는 만큼 정부가 나서 지역개발기구 등의 설립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현ㆍ최성국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