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이 앞으로 종이통장을 만들지 않는 고객에게 현금을 지급키로 결정, 무통장 거래가 크게 확산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종이통장 폐지를 유도하는 차원에서 다음달 말부터 신규거래 고객이 통장을 만들지 않을 경우 통장개설비용 만큼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캐시백(Cash Back)' 제도를 시행키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시중은행들이 인터넷과 자동화기기를 통해서만 은행거래를 할 수 있는 인터넷통장 제도를 도입하면서 보너스 예금금리를 지급하기는 했지만 직접 현금을 주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장개설 비용은 재료값과 인쇄비,인건비 등을 감안할 때 3천원 안팎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종이통장을 쓰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밖에 없고 과거와 달리 전자결제 등 자동화율이 높아진 시점에서 종이통장이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면서 "고객이 종이통장을 쓰지 않으면 은행으로선 비용이 절감되는 만큼 현금 등으로 혜택을 돌려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캐시백 외에 송금수수료 등을 추가로 깎아주는 방안도 병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본인확인을 위해 고객이 직접 비밀번호를 누르는 핀패드(Pin Pad) 1만2천대를 도입키로 했다. 또 무통장 거래를 확산시키기 위해 다음달 중순부터 거래내역 출력기(스테이트먼트 프린터) 9백대를 자동화코너에 설치할 예정이다. 고객들은 통장 없이도 국민은행의 자동화 창구에서 장기주택마련저축, 개인연금,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 각종 서류를 출력해 받아볼 수 있게 된다. 국민은행은 이와 함께 자영업자 등이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 거래관련 서류를 사서함에 맡겨놓으면 은행이 알아서 처리한 뒤 그 결과를 통지해 주는 '사서함 서비스'를 다음달부터 전국으로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또 월말 등 창구가 혼잡한 날에 1건만 처리해도 되는 고객들을 위한 별도 창구를 마련해 고객의 대기시간을 줄이기로 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