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오레, 패션몰 사업 철수하나..부동산 개발사업에 눈돌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98년 IMF 환란 당시 국내 처음으로 패션쇼핑몰을 건설,동대문신화를 창조했던 밀리오레가 패션몰 사업 축소에 나선다.
대구와 광주 밀리오레 상가건물은 팔려고 내놓았다.
오피스 지분 등 보유 부동산 매각도 추진한다.
밀리오레는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들어온 자금으로 아파트,주상복합,고급주택 등 부동산개발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밀리오레는 적자가 많이 쌓인 대구와 광주 상가건물을 매각키로 했다.
JP모건,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투자회사를 중심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주인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밀리오레는 매각이 실패할 경우 일부 층을 제외한 건물 대부분을 임대하고 두 상가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또 명동에 있는 주차타워를 중견 건설업체인 로쿠스에 3백50억원을 받고 팔기로 합의,22일 정식 계약을 맺는다.
지난 2000년 독립한 동대문 밀리오레에 남아 있던 오피스동 지분 35% 중 25%를 외부에 매각할 방침이다.
임대분양 매장을 등기분양 매장으로 바꾸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현재 밀리오레는 모든 점포 상인들을 대상으로 등기분양 전환신청을 받고 있다.
앞으로 전체 점포의 3분의 2가량을 등기분양으로 바꾼다는 계획.
등기분양 전환작업이 잘 마무리될 경우 1천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밀리오레측은 자신했다.
밀리오레측은 "저금리탓에 대형 상가 점포를 분양 받아 고정적인 임대료 수입을 올리려는 투자자들이 상당수 있다"고 설명했다.
밀리오레가 패션몰 사업을 축소하기로 한 직접적인 원인은 패션몰 업계에 불어닥친 불경기 때문이다.
점포당 매출이 98년에 비해 20∼30% 수준으로 뚝 떨어져 버린 것.
지방 점포는 사정이 더 나쁘다.
대구 광주 부산 수원 등 4개 밀리오레 상가는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관리비도 제대로 못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대구점과 광주점 공실률은 각각 30%와 25%.
특히 대구점은 오픈 이래 2백40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밀리오레 유종환 사장은 "패션몰 경기가 사업을 계속하지 못할 만큼 악화됐다"며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임대분양 점포의 등기분양 전환,주차타워의 매각,지방점 일괄 임대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밀리오레는 최소 2천억원의 자금이 확보된다고 밝혔다.
이 자금 중 1천7백억∼1천8백억원을 부동산 개발 사업에 투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상 사업은 아파트,주상복합,고급주택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밀리오레의 부동산사업 투자액은 패션몰을 넘어서게 된다.
회사의 주력 업종이 부동산개발업으로 바뀌는 셈이다.
밀리오레는 구체적인 투자시기를 내년 총선 이후로 잡고 있다.
서울 명동·수원·부산점은 등기분양 전환 후에도 밀리오레가 운영을 맡을 예정이다.
밀리오레는 이들 3개 상가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2백억∼3백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부동산 매각으로 생긴 자금으로 경쟁력이 있는 직판상인(직접 상품을 디자인해 생산·판매까지 하는 상인)들을 지원한다는 계획.
유 사장은 "밀리오레를 큰 조직보다는 강한 조직으로 만들고 싶어 구조조정을 실시했을 뿐이며 패션몰사업을 완전히 접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 서부상권에서 개점을 준비해 온 신규 패션몰은 정식 허가만 떨어지면 계획대로 오픈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