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진로채권 252억 추가매집 .. 골드만삭스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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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이 법정관리 중인 진로의 무담보 채권 2백52억원어치를 추가 매집,단순한 투자 차원을 넘어 본격적인 진로 인수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한전선은 지난 9일 ㈜호크아이즈인베스트먼트로부터 진로 무담보 채권 2백52억2천5백90만원어치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진로 채권 투자액은 2천7백37억6천6백만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대한전선이 진로 채권을 집중 매집하면서 진로를 둘러싼 국내외 채권단간 물밑 신경전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특히 진로의 최대 채권자인 골드만삭스는 대한전선의 움직임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 규모는 약 3천억원(이 중 담보부 채권은 약 6백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임종욱 대한전선 사장은 15일 진로 채권 매집과 관련,"현재로서는 진로 인수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면서 "진로의 처리 방향이 결정되면 투자목적인지 인수를 추진할 것인지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반응은 그동안 진로 채권 매집이 단순한 투자목적이라고 강조해 왔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재계 일각에서는 대한전선이 지난 7월에 최대 담보채권자가 된 상태에서 무담보 채권을 계속 매집한 것은 단독인수 내지 컨소시엄 인수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한전선은 왜= 대한전선은 그동안 진로의 채권 인수가 순수 투자 목적이라고 강조해 왔다.
주력 사업부문인 전선업의 성장세가 정체 상태여서 여유 자금을 다른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채권을 사놓고 기다리면 진로의 경영이 정상화된 이후 고가에 되팔 수 있고 채무 재조정 과정에서 출자전환을 통해 주주권 행사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투자 가치가 있다는 게 회사측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최근 대한전선의 자세가 달라지고 있다.
15일 임 사장의 코멘트가 그런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진로 채권을 세 차례까지 매집할 때만 해도 투자목적임을 강조했던 데 비하면 큰 변화다.
대한전선은 진로의 처리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최대 담보권자로서의 권한을 적극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인수전 조기 점화= 대한전선의 최근 움직임은 진로인수를 검토해 온 다른 기업들을 수면 위로 부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기업이 국내에선 두산 롯데 하이트 등이며 해외에선 골드만삭스다.
업계에선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골드만삭스와 두산 롯데를 들고 있다.
우선 골드만삭스는 전문 투자회사로 진로에 대한 투자가치를 매우 높게 보고 있다.
진로의 가치를 2조원 이상으로 본 것도 골드만삭스가 유일하다.
결국 기대수익률만 확보된다면 진로를 인수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인수 후 전문경영인에 맡기거나 2∼3년 후 재매각할 수도 있다.
골드만삭스를 주축으로 한 외국 채권자들의 컨소시엄도 예상된다.
진로 관계자는 "골드만삭스와 JP모건,도이체방크 인터내셔널 등 해외 채권자들이 연합해 진로를 인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두산과 롯데도 인수예정자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있어 진로 인수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고기완·강동균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