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저축성 보험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장기저축성 보험의 보험차익 비과세 기간을 7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최근 방카슈랑스 실시로 은행들이 부자고객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장기 저축성 보험에 일시납으로 돈을 맡기는 고객들이 급증하고 있다. 하나생명이 지난 3일부터 은행을 통해 판매 중인 '하나확정금리저축' 일시납 상품에는 나흘 동안 2백50여억원(6백건)의 돈이 몰렸다. 회사 관계자는 "만기 때까지 확정금리(현재 4.6% 적용)를 보장받을 수 있는 매력으로 인해 부유층 고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며 "10억원을 한꺼번에 맡기는 고객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동양생명도 같은 기간 은행 창구에서 1천2백26건(99억원)의 일시납 연금보험을 판매했다. 이 회사 김윤성 마케팅전략팀장은 "적게는 몇천만원, 많게는 수억원씩 일시납 상품에 가입하고 있다"며 "저축성 보험을 7년 유지할 경우 적용되는 비과세혜택이 올해 말로 끝나기 때문에 일시납 가입열풍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밖에 대한생명은 3백여건 54억원어치, 교보생명은 3백22건 58억원어치의 일시납 장기 저축성보험을 은행을 통해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계 PCA생명 관계자도 "10억원 이상을 일시에 납입하겠다는 고객도 나타나고 있다"며 "은행들이 예금이나 수익증권의 만기가 된 고객들을 대상으로 타깃마케팅 전략을 편 것도 일시납 상품의 인기에 한 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험업계 일부에선 이같은 일시납 판매증가가 자산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보험사들은 그동안 저금리로 역마진 부담이 커지자 설계사 채널을 통해선 '뭉칫돈 받기'를 꺼려 왔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