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종목은 번갈아서 민다.' SK증권은 2일 크린크레티브에 대해 '적극매수' 추천을 했다. LCD투자 수혜업체로 매출 급증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목표주가는 5천4백원을 제시했다. 지난달 25일 한양증권이 이 회사의 목표가를 3천8백원에서 4천6백원으로 높인지 불과 일주일 만이다. 이날 크린크레티브는 4.76%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연쇄적으로 릴레이 매수 추천을 하는 종목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 증권사가 소외받던 우량종목을 발굴해 매수를 추천한 뒤 주가가 오르면 뒤이어 다른 증권사들이 돌아가며 목표가를 한 단계씩 올리면서 '추격 매수' 아닌 '추격 추천'에 나서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티에스엠텍도 이 같은 사례다. 이 회사는 지난 6월5일 동원증권이 '적극매수' 추천을 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동원증권은 티타늄 가공기술 국산화의 선도 업체라며 목표가 1만2천원을 제시했다. 그로부터 한달 뒤 크레디리요네(CLSA)증권은 적정가를 이보다 높은 1만5천6백원으로 제시했다가 얼마 전 또 다시 1만8천7백20원으로 올렸다. 지난달 말에는 피데스증권까지 가세해 목표가 1만8천원을 불렀다. 티에스엠텍 주가는 목표가가 올라갈 때마다 급등,이 기간에만 6천원대 초반에서 1만6천7백원(2일 종가)으로 세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증권사들의 릴레이 매수추천이 나오면 주가가 오르는 패턴이 두드러지자 해당 기업의 주식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일부 기관투자가들은 이를 이용해 주식을 매각해 짭짤한 시세차익을 올리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큐앤에스의 경우 지난 7월4일 한양증권으로부터 목표가 4천5백원에 '강력매수'추천을 받았다. 이어 2주일 뒤인 같은 달 18일 현투증권이 '적극매수' 추천을 하면서 목표가를 한양증권보다 더 높은 5천원으로 제시했다. 지난달에는 동양종금증권이 큐앤에스에 대해 목표가 5천4백원에 '매수'추천을 했다. 큐앤에스 주가는 이 과정에서 1천5백원대에서 두 배 이상 뛴 3천3백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주가가 오르는 과정에서 동양투신운용의 경우 지분을 대거 처분했다. 동양투신운용은 전환사채 전환으로 보유하게 된 이 회사 지분 18.08% 가운데 14.91%를 주가 상승과정에서 장내 매도했다. 동양투신의 취득 단가는 1천33원이어서 상당한 차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티에스엠텍 역시 첫 매수추천이 나온 지난 6월 초 이후 3개월 동안 기관은 6만주 이상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기관들이 우량 종목의 주식을 선취매한 뒤 증권사에서 매수 추천 리포트를 내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주가가 급등할 경우 기관 매물출회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증권사의 큰 고객인 기관들이 선호하는 종목에 대해선 애널리스트들이 암묵적으로 우호적인 리포트를 돌아가며 쓰는 경향도 있다"고 털어놨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