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여행수지 적자가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은 한국 관광시장의 최대 고객인 일본인 관광객이 급감한 반면 내국인들의 해외 여행은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관광 목적의 내국인 출국이 급증한데다 업무나 친지방문,유학 연수 등을 위한 출국도 증가추세여서 여행수지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얼마나 나가고 들어왔나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지난달 외래 관광객 입국자수는 전년동기 대비 17.9% 감소한 37만7천명이었다. 사스로 인해 지난 3월 이후 지속돼온 급락세에서는 벗어났으나 감소세는 지속됐다. 특히 지난달 일본인 관광객은 12만4천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41.8%나 줄었다. 전체 관광객중 일본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율은 올해 1월까지만 해도 40.4%에 달했으나 지난달엔 32.9%로 떨어졌다. 반면 지난달 내국인 출국자수는 전년동기 대비 0.6% 증가한 73만명으로 사스 발생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6월에 비해서는 24만5천명 이상 늘어나 내국인의 해외여행 심리가 급속히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중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으로 출국하는 사람들은 크게 줄었으나 사스의 안전지대로 알려졌던 일본으로는 15만6천여명이나 떠나 23.8%의 급증세를 나타냈다. 아울러 유럽과 미주로 출국한 사람도 각각 7.4%와 2.6% 늘어났다. 상대적으로 물가가 싼 아시아지역 출국자는 줄어든 반면 관광비용이 비싼 곳으로 출국하는 여행객들이 늘어 여행수지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여행객 왜 줄었나 일본인의 경우 사스와 북한 핵 문제가 한국여행의 발길을 얼어붙게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인은 안전문제에 특별히 민감한 탓이다. 사스 발생 이후 일본인들은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로의 출국도 자제하고 있다. 올 들어선 한국 관광의 가장 큰 고객이었던 일본 중·고등학생들의 수학여행도 거의 대부분 취소됐다. 미국과 중국인 관광객이 올해 1~7월 각각 14.6%와 20.3%가 줄어든 것도 비슷한 이유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한국관광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온 특화된 관광상품 부재,비싼 물가,교통불편,비효율적 관광마케팅 등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대책과 전망 문화관광부는 일본인 관광객들을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일본의 인기 탤런트인 요네쿠라 료코(米倉凉子·27)를 한국문화관광 홍보 친선대사로 위촉하고 지난달 말 일본의 주요 도시에 관광객 유치 판촉단을 파견하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 또 중국과 동남아 지역 등에 대해서는 한류열풍과 사스 이후 인기가 치솟고 있는 김치와 인삼 등을 테마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관광당국 등과 연합해 동북아권의 역내 관광을 확대키로 하고 유럽과 미주 관광객을 상대로 한·일 패키지 상품을 공동판매한다는 계획도 추진중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