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건씨(필명 노을)가 첫 시집 '저녁무렵,바람이 전하는 소리'(삶과꿈)를 펴냈다. 이번 시집은 새 바람 꽃 들녘 비 사랑 등 살아가면서 우리가 늘 마주하는 평범한 소재들을 다룬 시들로 구성돼 있어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은 부는 바람이며 ,흔들리는 풀잎이다. 우리가 결코 길들일 수 없는 자연의 숨결과도 같다…'('젊은 의지' 중에서) '계절의 변화는 아주 단순하게 이루어진다. 관산의 농부가 논에 핀 자운영 꽃을 갈아엎으면 봄이 종료되고 벌써 여름이 시작되는 것이다'('계절의 변화' 전문) 쉽고 평범한 시어를 구사하면서도 자연을 대하는 시인의 세심한 시각과 우리시대 젊은이를 향한 따뜻한 시선,그리고 삶에 대한 진지한 자세 등도 함께 엿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대한항공의 중견 간부로 재직 중인 김씨는 "어려운 시대상황에서 내재된 자아를 통제함으로써 생존해 가는 다수의 샐러리맨들과 현대인들에게 잠시나마 쉬어갈 수 있는 여백을 마련해 주기 위해서 시집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