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포기…美·6者는 이중 체제보장"..DJ퇴임후 첫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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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은 21일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은 결국 북·미간에 해결돼야 한다"면서 "북은 핵을 완전 포기하고 미국은 북의 안전을 보장해야 하며,6자가 공동으로 이를 또 한번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코엑스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개최된 하버드국제학생회의(HPAIR)개막식에 참석,'아시아의 미래와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이같이 밝힌 뒤 "원칙은 일괄 타결하고,실천은 필요에 따라 단계적으로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 전 대통령의 공식 연설은 퇴임 후 6개월만에 처음이다.
김 전 대통령은 연설을 위해 6계단 높이의 연단에 오를 때 경호원들의 부축을 받았고,양해를 구해 앉은 채 강연을 했다.
강연이 시작되자 돋보기를 쓴 채 특유의 카랑한 목소리로 원고를 읽어내려갔다.
김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나는 '햇볕정책'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고,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로 한반도에는 긴장완화,경제·사회·문화 교류의 증대,이산가족 상봉 등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한반도는 북·미 간의 대결 때문에 무력충돌 위험성 조차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전쟁이 발발하면 한반도가 초토화될 가능성이 있고 그 영향은 세계로 확산될 것"이라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전쟁은 막아야만 하며,미국 일부에서 주장하는 대북 강경일변도 대응에 대해 우리 한국 국민은 크게 우려하고 경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연설에는 이희호 여사와 김옥두 의원,양성철 전 주미대사,김성재 전 문화관광부 장관,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박선숙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DJ가 퇴임 후 공개 나들이를 한 것은 지난 4월 장남 김홍일 의원의 둘째딸 결혼식과 청와대 초청 만찬 등 두차례 뿐이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