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U대회 참가 통보.. 盧대통령 유감표명에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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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19일 "8.15국민대회"에서 국내 보수단체들이 북한 인공기와 김정일 국방위원장 초상화를 소각한 것에 대해 "적절치 않았다"며 유감을 공식 표명해 북한의 대구 유니버시아드(U)대회 "불참으름장"을 잠재울 수 있었다.
북한은 이날 오후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대구U대회 참가의사를 공식 통보했다.
북측의 이런 태도 변화는 노 대통령과 정세현 통일부장관의 공개적인 유감표명에 따른 "화답"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유감표명을 계기로 대북정책을 놓고 여야 및 보수.진보단체의 갈등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대통령 유감 표명 배경=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인공기와 김정일 위원장의 초상화를 불태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미국) 성조기 모욕 행위가 있을 때마다 유감 표명을 해왔듯이 정부에서 (북한에) 유감을 표명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국내 보수층의 반발을 무릅쓰고라도 북한의 대구 U대회 참가를 성사시키고,이를 통해 남북교류나 협력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인다.
사실 노 대통령은 이번 대구 U대회에 북한 선수단 및 응원단이 참가하는 데 대해 각별한 의미를 부여해왔다.
노 대통령은 지난 8·15 경축사에서도 "지난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며,금강산 관광산업을 포함해 현재 추진 중인 남북간 각종 협력사업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대통령의 유감표명은 내주 베이징에서 열릴 북핵 6자 회담에 대한 악영향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포석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남갈등 심화=여야 및 진보·보수단체는 대통령의 유감표명을 두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문석호 대변인은 "지금은 분열된 국론을 모으고 국민이 화합해 지혜를 한곳으로 모아야 할 때"라면서 "남북관계의 현실과 한반도의 미래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내린 결단"이라며 지지의사를 밝혔다.
통일연대 등 진보단체들도 "대통령의 결단을 환영한다"는 논평을 냈다.
그러나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은 "국내 이념갈등에 대해선 별반 대책도 없고 사과도 하지 않은 노 대통령이 북한의 사과요구에 쫓기듯 유감표명과 재발방지를 지시한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8·15국민대회'에 참가했던 자유시민연대 해병전우회 등도 "노 대통령의 이같은 행동은 좌파편향 성격이 드러난 것"이라며 "우리 적국의 국기를 태운 것은 적절한 행동"이었다고 강력 반발했다.
◆북한 선수단 참가 통보=북한은 이날 오후 판문점 연락관 접촉과 조평통 성명을 통해서 대구 U대회 참가의사를 밝혔다.
이번 노 대통령의 유감표명으로 북한이 제기했던 안전문제 등 요구조건들이 대부분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북측은 이날 판문점 연락관 접촉에서 우리 측의 '유감표명'소식을 듣고선 '이제 문제가 다 풀렸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최근 남북관계는 패키지로 움직여지는 만큼 U대회 불참은 북한에는 경협 지연 등 오히려 손해"라며 "북한이 이번에도 실리를 택했다"고 해석했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