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4 03:05
수정2006.04.04 03:09
"해태음료의 제품 개발력과 마케팅 능력을 최대한 살려 음료 업계 2위 자리를 되찾겠습니다."
지난 6월 해태음료 사령탑을 맡은 정희련 사장에게는 인간적인 고민이 하나 있다.
그의 전직은 한국코카콜라보틀링 영업총괄 부사장.
해태음료는 지난 97년 11월 부도 이후 경쟁사인 한국코카콜라에 밀려 2위 자리를 내준 상태다.
음료시장의 선두는 롯데칠성음료다.
정 사장에게 주어진 임무는 아이로니컬하게도 옛 직장의 시장 지위를 빼앗아 오는 것이다.
정 사장은 20여년간 음료 영업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영업맨답게 매출증대와 시장점유율(MS) 상승을 최우선 경영목표로 제시했다.
"지난 5년간 부도와 인수합병(M&A) 과정을 거치면서 내실을 다지는 관리경영에 치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품 개발과 영업력 강화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제 적극적 판매강화를 통해 해태음료의 옛 영광을 되찾아 올 때가 됐습니다."
정 사장은 이를 위해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 △영업 및 마케팅 투자 강화 △직원들의 사기 증진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스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미국 썬키스트사와 공동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썬키스트 아마추어 여성골프대회를 열고 있는데 이어 올 10월 제주도에서 아시아태평양 썬키스트 국제 포럼을 개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제품은 최근 음료업계의 트렌드에 맞춰 건강ㆍ기능성 음료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눈에 좋은 음료' '간에 좋은 음료' 등의 컨셉트로 개발작업이 진행 중이다.
정 사장은 취임후 두달동안 전국 60여개 직영지점과 2백여개 대리점을 모두 돌아봤다.
그 결과 영업 마케팅에 대한 투자만 뒷받침된다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다고 한다.
직원들의 근무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토요 격주 휴무제 △제품 무료 공급 △해외 출장 및 교육 강화 △연봉제 등을 도입했다.
시장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애쓰고 있는 정 사장은 "활기찬 영업과 고객 서비스로 부도회사 이미지를 말끔히 씻어내겠다"고 다짐한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