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화장품 업체들이 한국형 화장품으로 국내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기존 제품을 그대로 들여와 한국에서 파는게 아니라 한국 시장만을 위한 제품을 따로 만들어 내놓고 있다. 한국내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손잡은 것도 하나의 특징. "우리 제품을 사세요"가 아니라 "당신들만을 위한 제품이 여기 있습니다"로 마케팅 전략이 바뀌고 있는 셈이다. 기초 화장품의 경우 한국을 포함한 동양 여성들의 피부 특성에 맞춘 제품이 주류다. 메이크업 브랜드들은 한국 아티스트와 제휴해 한국 여성이 선호하는 색상의 제품을 만들고 있다. 프랑스계 로레알그룹 '로레알 파리'는 한국과 일본 여성들의 피부 특성과 이들이 선호하는 색상을 반영한 제품을 개발, 이달 말부터 두 나라에서 판매한다. 스킨케어 라인 '더모 엑스퍼티즈'와 메이크업 전제품이 이에 해당된다. 한국에서 판매될 립스틱은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청경씨가 힘을 보탠 제품. 아쿠아델리스 '엑조틱 레드'와 '주얼리 브라운'이 그것. 이들 제품은 각각 연예인 채시라 김지호씨가 애용하는 색상이라고 한다. 김청경씨는 일명 누드 메이크업의 원조로 유명하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미국계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맥이 국내 메이크업 아티스트 조성하씨와 손잡고 '초초(조씨의 별명) 립스틱'을 내놨다. 한정 판매된 이 제품은 2주만에 3천개가 매진됐다고 한다. 또 랑콤은 이번 가을 립글로스 신제품에 '소영'이란 한국 여성 이름을 붙였다. 세계 각국 여성을 위한 24개 시리즈중 한 제품. 지난해 샤넬은 태극기의 붉은색을 살렸다는 '루즈 드 서울' 립스틱을 시판하기도 했다. 미국계 크리니크는 스테디셀러인 '클래리파잉 모이스처 로션'을 동양 여성 피부에 맞춰 변환한 '동양권 전용 제품'을 이달초부터 한국과 일본 등에서 판매 중이다. 외국계 업체들이 이처럼 한국 시장을 중시하는 것은 매출 규모가 만만치 않기 때문. 크리니크 관계자는 "본사 입장에서 한국 시장은 지난해 세계 각국 가운데 8위였고 올해는 7위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외국계 화장품의 '한국화(化) 바람'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