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여윳돈이 '집'에서 '땅'으로 이동하면서 개발 가능지 주변의 녹지(전·답·임야)가 올해 토지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건설교통부와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토지시장 동향을 조사한 결과 용도지역별로는 녹지가,이용상황별로는 전·답·임야가 거래 및 가격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의 경우 집값이 크게 오른 탓에 이미 건물이 들어서 있는 주거·상업지역 내 대지가 대부분 지역의 토지시장을 주도했었다.


서울의 경우 발산,장지지구 등 택지개발예정지가 속해 있는 강서구와 송파구,고속철도 역세권으로 주목받는 광명시 인근의 구로·금천구의 녹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실제로 서울 강서구의 전·답·임야는 상반기에만 작년말 대비 각각 6.29%,11.76%,5.56% 올라 주거용 대지(0.47%)보다 11∼25배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송파구도 전(6.39%)·답(7.51%)이 주거용 대지(0.71%)보다 훨씬 많이 올랐다.


행정수도 이전과 서남부권 개발 기대감이 높은 대전지역도 서구와 유성구의 녹지가 6.5% 안팎 올라 주거용지 상승률(4% 안팎)을 웃돌았다.


특히 대전 서구의 답은 8.85%,임야는 8% 상승,충청권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에서는 광명 화성 김포 수원 부천 등 개발재료를 갖고 있는 대부분 지역에서 녹지가 주거지역 상승률을 앞섰다.


지방권에서도 대전 천안 청주 연기 전주 광주 등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 및 그린벨트 해제 수혜대상지 주변의 녹지가 땅값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건물이 없는 순수 토지(비건물) 거래가 전체 거래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들어 1분기 33.6%,2분기 31.8%로 지난해(25∼28%)보다 높아졌다.


용도지역별로도 녹지지역의 거래가 2분기에만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50%나 늘었고,이용 상황별로도 전·답이나 임야가 거래 증가를 주도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정부의 강력한 주택투기대책으로 시중 여유 자금이 토지시장으로 이동중인 데다 토지거래 마저 늘고 있어 하반기 땅값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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