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홍콩 국제 선물ㆍ가정용품전'] "한국산 완구.문구 설땅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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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과 홍콩이 아주 위협적인 경쟁국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홍콩무역발전국(HKTDC) 주최로 홍콩컨벤션전시센터에서 열린 '2003 홍콩 국제 선물용품 및 가정용품전'에 참가한 한 국내 중소기업 사장의 말이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한국기업부스를 찾은 바이어가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비록 이 전시회를 찾은 바이어가 6만명으로 작년에 비해 2만명 가량 줄었다고는 하지만 대만 홍콩업체들의 부스에는 상대적으로 바이어들이 북적댔다.
대만 홍콩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생산시설을 중국에 두고 있어 제품가격이 저렴하다.
게다가 이번 전시회에서는 독창적인 디자인의 제품을 대거 출시해 디자인에만 의존하는 한국기업을 위협했다.
이번 홍콩전시회에 출품한 업체는 총 3천8백개사.
이중 국내업체는 문구 완구 선물용품 분야에서 총 1백8개였다.
공기청정기 믹서 등을 생산하는 조이스전자,캐릭터 봉제완구업체 오로라월드,폴리프로필렌 멀티박스 제조업체인 폴리플러스,필기구 제조업체 동아연필 등이다.
여성경제인협회와 무역협회가 마련한 한국관에 37개사가 입주했고 나머지 업체들은 개별적으로 참가했다.
최승규 오로라월드 홍콩지부장은 "홍콩전시회에서 매년 미화로 2백만∼3백만달러가량 수주했는데 올해도 이정도 실적은 거둘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몇몇 업체들은 괜찮은 수출실적을 올렸지만 대다수 업체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한 문구업체의 사장은 "기능성을 첨가한 몇몇 문구제품들을 제외하면 경쟁력 있는 제품이 현저하게 줄었다"고 말했다.
캐릭터 분야의 세계적 강자인 일본업체들은 여전히 바이어들의 인기를 모았다.
헬로키티로 유명한 일본 산리오의 히로니시노 해외사업부장은 "산리오가 해외의 국제전시회에 참가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지만 개막 첫날 상담건수만 1백건에 달할 정도로 해외바이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인도 등지의 새 바이어들을 많이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홍콩전시회의 특징은 같은 시기에 비슷한 전시회를 함께 개최,시너지효과를 이끌어냈다는 점이다.
또 18세 이하의 출입을 제한하는 등 철저히 비즈니스 중심의 전시회로 운영됐다.
홍콩언론들은 이번 전시회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이후 위축됐던 홍콩이 아시아의 역동적인 비즈니스 중심지라는 이미지를 되찾는 행사였다고 평가했다.
또 주최자인 홍콩무역발전국의 레이첼 챈 이사는 "지난 6월말 중국 본토와 홍콩이 근거리경제파트너십협정(CEPA)을 체결함에 따라 중국 진출 교두보로서 홍콩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콩=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