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와 닭고기 값이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쇠고기 값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반면 닭고기 값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쳐 양계농가는 원가를 건지기도 힘든 실정이다. 농협중앙회 축산물가격정보(nature.nonghyup.com)에 따르면 17일 현재 닭고기 소비자가격은 1kg에 2천1백60원,쇠고기 소비자가격은 5백g에 1만5천6백원이다. 같은 무게로 따지면 쇠고기 가격이 닭고기 가격의 14.4배나 된다. 쇠고기 한근(6백g) 살 돈이면 1kg짜리 생닭 8마리 이상 살 수 있다. 축산물유통 전문가들은 시장이 안정적일 때 쇠고기 가격이 닭고기 가격의 4∼5배 수준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구조가 매우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한다. 쇠고기와 닭고기 가격 차가 심해진 것은 2000년대 들어 쇠고기 가격이 폭등한 반면 닭고기 가격은 줄곧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2년 전인 2001년 6월 kg당 1만7천8백40원이었던 쇠고기 소비자가격은 지난 6월엔 3만1천2백원으로 75% 급등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 닭고기 소비자가격은 kg당 3천2백44원에서 2천2백원으로 32%나 떨어졌다. 쇠고기 가격은 2001년 하반기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광우병 등의 영향으로 한우고기 공급이 줄어든 반면 고급육 수요는 줄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요즘에는 산지에서 5백kg짜리 한우 암소가 사상 최고 수준인 평균 4백9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닭고기 시세는 성수기가 시작되는 초복(16일)이 지났는데도 바닥권에서 맴돌고 있다. 양계농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1kg짜리 육계 산지가격은 7백40원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양계농가가 주장했던 생산원가 1천1백원에 크게 미달한다. 전문가들은 쇠고기와 닭고기 가격의 양극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농협중앙회 김성호 차장은 "쇠고기는 공급이 달리고 닭고기는 수요에 비해 생산량이 너무 많아 금년 말까지는 가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