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못하면 회의에 참석하지 말라." 반도체장비업체 주성엔지니어링에 '영어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취임한 트렁 도운 사장(베트남계 미국인)이 전세계를 무대로 마케팅을 하려면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해야 한다며 모든 보고서와 기안서를 영어로 작성토록 지시했기 때문이다. 공식회의 역시 영어로 진행해 영어를 못하면 회의에 참석해도 꿀 먹은 벙어리가 될 수밖에 없다. 외국인 직원들도 채용할 예정이어서 영어를 못하면 회사생활마저 힘들어질 판이다. 이 때문에 마케팅 담당은 물론 영어에 관심이 없었던 개발 분야 부장과 직원들까지 영어회화 공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소수 인원만 참석했던 사내 영어회화 시간에는 80여명이 수강을 신청했다. 전체 직원의 3분의 1이 넘는다. 트렁 도운 사장은 "반도체경기가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는 만큼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모든 직원이 영어의사 소통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