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핵폐기물위험'은 오해다..張仁順 <한국원자력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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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과 산업발전을 위해서는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과 더불어 과거보다 더욱 많은 양의 에너지 생산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열 번째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나라지만 부존 에너지자원이 거의 없어 97%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는 국가생존의 필수적인 요소라 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에너지의 사용은 환경오염,지구온난화와 같은 범 지구적 문제를 초래함으로써 우리의 미래를 위협한다.
에너지와 환경은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므로 선진국들은 국가 생존차원에서 온실가스의 방출을 의무적으로 감축하고 미래에너지 개발을 부단하게 준비해 오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환경부담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대량의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대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원자력은 앞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의 하나로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
첫째,우라늄의 핵분열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하기 때문에 황산화물, 질산화물, 이산화탄소 등의 환경오염물질을 대기에 방출하지 않는다.
둘째, 발전원가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불과한 기술집약적 에너지원으로 발전비용이 연료가격과 환율변동에 민감하지 않다.
셋째,원자력발전의 연료인 우라늄은 전세계에 고르게 분포돼 있고 가격이 안정돼 있다.
넷째,소량의 우라늄으로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연료의 비축이 용이하다.
우리나라는 현재 18기의 원전을 가동 중에 있으며,국내 총 전력의 40%를 담당하는 최대 전력 공급원으로서,정부는 장기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2015년까지 건설중인 2기를 포함, 10기의 원전을 추가로 운전할 계획이다.
원자력발전소 가동이나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하는 2천여 기관에서 필연적으로 방사성폐기물이 발생하고 있으며,그 발생량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세계 6위의 원전 운영국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선진국과는 달리 현재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원전 내의 임시저장 시설을 활용하고 있으나 2008년을 전후해 저장능력은 한계에 도달할 전망이다.
따라서 방사선의 이용확대를 위해 방사성폐기물을 관리하는 원전 수거물 관리시설의 건설이 시급하다.
원자력을 반대하는 단체에서는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으로 인한 방사선이 지역주민의 건강을 위협한다거나 지역을 황폐화시킨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원전 수거물 관리시설은 결코 위험한 시설이 아니다.
프랑스 영국 일본 등 원자력발전을 이용하고 있는 세계 20여개국이 30년 이상 운영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아무 문제가 없었다.
또한 이와 관련한 국내의 기술적 기반은 세계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방사성폐기물 관리는 이미 기술적 체계적으로 구축돼 있으며 처분장의 지속적인 환경감시 등 운영에 대해서 국제적으로 엄격한 기술기준과 규제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원전 수거물 관리시설의 건설은 원자력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우리세대의 과제이므로 우리세대에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회와 지역주민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다.
국내 원자력기술은 그동안 기술능력을 착실하게 확보해 왔으며 원전 수거물 관리의 경우에도 부지평가 및 선정,시설의 건설 및 운영, 환경 감시 등 기술능력과 전문인력은 세계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의 과학기술자들이 땀흘려 쌓아온 기술능력을 우리사회가 신뢰하고 이를 바탕으로 모두의 지혜를 모아 이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야 한다. 지역주민들은 감정적 반응을 자제하고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루어진 원전 수거물 관리시설의 안전한 운영실적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 관리시설의 유치는 지역발전의 좋은 기회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원전 수거물 관리시설은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시설이며,우리가 전기 사용이나 병원 등에서 원자력의 혜택을 본 것에 대한 최소한의 부담이고 우리 모두의 과제이기도 하다.
온 국민이 지혜를 모아서 가장 합리적인 추진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ischang@kae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