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 이사회가 외자유치 안건을 부결했다. 이에 따라 LG가 제안한 5천억원 유상증자 안에 힘이 실리게 됐다. 하나로통신은 3일 이사회를 열어 회사 경영진이 제출한 4억5천만달러(약 5천3백억원)규모의 외자유치 안을 논의한 끝에 이를 부결했다. 이사회는 오는 8일 다시 회의를 열고 LG그룹이 제안한 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외자유치 안이 부결됨에 따라 유상증자를 통해 LG그룹이 하나로통신의 경영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LG그룹은 5천억원의 증자를 한 뒤 데이콤 파워콤 LG텔레콤 등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모든 통신계열 회사를 통합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하나로통신 경영진은 이날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측과 막판 협상을 벌여 지난달 24일 이사회에 보고됐던 원안보다 1백원 높은 주당 3천1백원선에 신주를 발행,이를 제3자배정 방식으로 컨소시엄에 넘기는 방안을 이사회에 보고했다. 그러나 최대주주인 LG그룹측 이사들이 이에 반대했다. 하나로통신 지분 15.9%(우호지분 포함)를 확보한 LG그룹측은 이날 이사회에서 경영진의 안대로 외자유치가 이뤄질 경우 '헐값매각'이라며 유상증자를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또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LG가 모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LG그룹측이 제안한 유상증자안의 신주 발행가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증권업계에서는 주당 2천5백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의 유상증자 안이 8일 이사회와 8월초로 예정된 임시주총에서 통과되면 정홍식 (주)LG 사장이 그룹 통신사업총괄 사장으로 취임하며 내놓았던 파워콤, 데이콤,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 통합 구상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게 된다. 이날 하나로통신 노동조합은 파업도 불사하겠다며 강력 반발했다. 한편 3대주주인 SK텔레콤은 증자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김남국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