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는 교육을 강조하고 선(禪) 수행의 전통을 잘 보존하고 있어 다른 나라의 불자들이 배워야 할 점이 많아요. 특히 세계 최대 규모를 이루고 있는 한국의 비구니 승단이 비구 승단과 협력하며 발전하는 모습은 아주 인상적입니다." 세계여성불자연합회 회장이며 미국 샌디에이고대학 교수인 카르마 렉셰 소모 스님(58)의 한국 불교에 대한 평가다. 소모 스님은 내년 6월말 한국에서 열리는 제8차 세계여성불자대회 준비를 위해 지난달 30일 방한했다. 세계여성불자대회는 지난 87년 인도에서 처음 열린 이래 2년마다 아시아 국가를 돌아가며 개최되고 있다. "내년 대회를 한국에서 열기 위해 3년 전부터 한국 불교계와 e메일을 주고받으며 논의해왔어요. 대회의 주제가 '여성불자의 수행과 교육'인데 한국 비구니 스님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겁니다." 이번이 다섯번째 방한인 소모 스님은 캘리포니아대학을 졸업한 뒤 지난 77년 프랑스에서 티베트 불교교단에 입문,한국 일본 대만 등에서 수행했다.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82년.티베트 불교에는 비구니가 없어 비구니계를 받기 위해 대만으로 가는 길에 한국에 들렀을 때였다. "당시 파리에서 막 돌아온 송광사 방장 구산 스님을 뵙고 함께 송광사로 가서 혜공(慧空)이란 법명을 받았지요. 그 때 마침 범어사에서 처음으로 비구·비구니계를 준다고 해서 혜춘 스님(전국비구니회 전 회장)을 은사로 모시고 계를 받았습니다." 2000년 하와이대학에서 불교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따낸 소모 스님은"선하게 살고 마음을 깨끗이 하라는 게 불교의 가르침"이라면서 "궁극적인 행복의 길은 부귀영화가 아니라 탐진치(貪嗔癡) 삼독(三毒)에서 벗어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